데킬라같은 키스

by 몽구

[데킬라같은 키스]

일본영화를 보는데
- 데킬라같은 키스를 해주세요.
이런 자막이 뜬다.

키스면 그냥 키스일 텐데
이렇게 표현을 하니
내 입술이 촉촉하게
젖어드는 느낌이 든다.

나는 애주가여서
여러 종류의 양주를
골고루 마셔보았지만
술향의 깊이보다는
그저 취하는 기분을 즐기기 때문에
[향미]를 구분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다.

칭따오 여행 때
감미로운 음악이 나오는
[바]에서 마셨던 데킬라의 맛을
떠올려보려고 기를 써봤지만
아무리 해도 감조차 오지 않는다.
완전히 [휘발]되어 버린 상태다.

인터넷으로 데킬라를 검색해보니
멕시코 고유의 술로
40도의 독한 술이라고 한다.
원래는 유명한 술은 아니었는데
데킬라라는 [재즈] 음악으로 해서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테킬라같은 키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맛을 [복구]해야 하기 때문에
집사람에게 코스트코에 가면
한병 사오라고 주문을 해놓은 터이다.

20대 때
명동 거리에서 마셨던
마티니 맛은
어렴풋이 기억하고있어서
마티니같은 키스라고 하면
조금은 떠올릴 수 있을 텐데..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술 이야기가 아니라
멋진 표현에 감탄하고 있는 것이다.

데킬라 향을 아는 여인의
그런 키스를 원하는 마음을
계속 그려보고 있다.

여인이 남자와 함께
데킬라를 마시다가 키스를 하면서
그 달콤했던
촉감의 기억을 간직했는지
아니면,
혼자 마신
데킬라 향이 너무 좋아서
그런 맛의 키스를 하고 싶다는 건지
짧은 대사 한토막은
관객의 [몫]으로 남아있다.

오늘 일요일 오후,
일이 끝나고 동네 산보 나간 김에
와인 파는 곳에 데킬라가 있는지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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