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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여름 Nov 08. 2018

[브런치] 작가가 됨


[브런치] 작가가 됨




[브런치 작가 신청]


  작가 신청을 하기로 마음먹고 사흘간 글을 썼다. 기존에 쓰던 PPT 자료를 한 장씩 그림 파일로 만들어서 글 사이에 넣고, 그림 파일 앞뒤로 관련 설명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글을 썼다. 글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일이었다. 한 장의 PPT 화면을 실제 강의할 때 설명하면 몇 분 걸리지 않는데, 글로 쉽게 풀어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흘간 세 편의 글을 썼다. 대학 입시라는 게 관심 있는 사람이 들여다봐도 도통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다 보니 쓰고 나서도 쉽게 쓴 건가 헷갈렸다. 입시에서만 쓰이는 특정 용어들이 있는 데다, 입시 통계 속에 출산율, 학생수, 고등학교수 등 너무 많은 통계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내는 어렵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블로그에 쓴 글 세 편을 차곡차곡 [작가의 서랍]에 담고, [작가 소개]와 [활동 계획]을 적어 나갔다. 몇 년 동안 아이들 자기소개서를 첨삭만 하다가 내 소개를 하려니(300자 밖에 되지 않지만) 오히려 그냥 글을 쓸 때보다 더뎠다. 쑥스럽고 어색해서 그랬나 싶기도 하고. 


  작가 신청을 완료하고 나서는 계속 두근거렸다. 아내에게 호기롭게 통과를 자신했으나, 사실 조금은 긴장되기도 했다. 열심히 쓴 글들이고 앞으로도 꾸준히 쓸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 정도 글이 통과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면 무조건 '꾸준함'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장 잘 아는 분야가 거절당하면 어쩌지? 그렇게 하루가 갔다. 



[브런치 작가 되다]


  오전에 드르륵 전화기 진동이 울렸다. 무심코 화면을 보니 검은색 화면 가운데 동그란 아이콘이 두 개 떠 있다. 알파벳 B를 펜 모양으로 형상화한 아이콘. 설마? 하는 마음에 폰을 여니 덜컥 작가가 되었음을 축하한다는 브런치 앱 메시지가 보였다. 와, 하루 만에 이렇게 통과하다니! 


  기쁜 마음에 서랍에 넣어 두었던 글들을 차곡차곡 발행했다. 매거진도 하나 만들었다. [대학 입시로 바라보는 고등학교 입시]가 내 첫 번째 매거진이다. 차곡차곡 대학 입시에 대해 적어갈 공간이다. 또 다른 매거진도 만들 생각이다. 고3 교실의 모습을 하나씩 오려 붙이고자 한다. 합격에 기뻐하는 아이들, 불합격에 눈물짓는 아이들, 그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글로 쓸까 한다. 


[브런치에게 고마움을]


  열심히 아무 글이나 쓰던 때가 있었다. 두서없이 글을 쓰다 보니 주제도 없고, 글의 수준도 천차만별이었고, 무엇보다 정치글에는 늘 싸움이 일었다. 그렇게 블로그를 접고, 한동안 모든 SNS도 다 끊고 몇 년을 살았다. 글이라고는 컴퓨터에 적는 일기 이외엔 없었다. 


  그러다 브런치를 만났고, 글을 다시 쓰게 되었다. 한 가지 주제로 꾸준하게 글을 써야 하는 일은 그냥 흘러가던 일상을 조금 팽팽하게 만들었다. 누가 얼마나 보겠냐마는 누군가가 읽는다는 걸 전제로 쓰는 글은 쉽게 써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어떤 연습보다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고마운 마음이다. 


  브런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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