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 미케해변의 황금빛 해안선에 드리워진 얼굴
박 미 안 비치 (Bắc Mỹ An Beach)와 논느억 비치 (Non Nuoc Beach)
<베트남 다낭, 미케해변의 황금빛 해안선에 드리워진 두 얼굴>
필자는 무엉탄 럭셔리 다낭 호텔 (Muong Thanh Luxury Da Nang Hotel) 40층 커피숍 테라스에서 서있다. 호텔 바로 앞의 미케해변 왼쪽으로 팜 반 동 비치(Phạm Văn Đồng Beach)와 선짜 반도(Son Tra Peninsula)가 이어진다. 오른쪽으로는 박 미 안 비치 (Bắc Mỹ An Beach)와 논느억 비치 (Non Nuoc Beach)가 나오는데 이곳은 푸라마 리조트 등 고급 리조트들이 밀집해 있다. 양해변의 길이는 15km로 황금빛 백사장이 길게 뻗어 있었다. 그 해안선을 따라 하늘로 치솟은 고층 리조트와 빌딩의 스카이라인은 마치 호주 골드코스트의 상징인 Q1 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퍼스 파라다이스의 모습과 흡사했다. 나는 이 광활한 해안선을 ‘동양의 골드코스트’라 부르는 이유를 실감했다.
과거의 상흔과 미안함
해병 출신으로서, 이 찬란한 번영을 마주하는 내 감정은 복잡하였다. 화려한 고층 빌딩 뒤에 가려진 역사의 무게가 짓눌러왔다. 이곳은 평화로운 휴양지가 되기 전, 한국 해병대가 상륙했던 격렬한 전장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맑고 잔잔한 파도 소리만이 들려오지만, 수십 년 전 이 바다를 덮쳤던 상륙정의 굉음과 포연을 지울 수 없다. 이 평화로운 해변을 따라 우리가 남긴 상흔을 외면할 수 없다. 국가의 명령에 따라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해병의 명예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의 발자국은 동시에 이 땅에 지울 수 없는 아픔과 희생을 남겼다. 특히 다낭 지역 전투에서 의도치 않게 발생했던 민간인 피해에 대한 미안함은 이 도시의 발전과 번영 앞에서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40층에서 내려다보는 다낭의 발전은 역설적으로 그 시절의 파괴와 고통을 상기시킨다. '모래사장과 고층 빌딩 숲'의 극적인 대비는 현재의 평화와 과거의 참혹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거울이 되었다. 이 발전의 이면에 우리가 관여했던 아픔이 있음을 조용히 인정하는 것, 그것이 이 땅을 다시 찾는 해병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자세일 것이다.
번영 속에서 찾는 라이따이한
내 시선은 인파 속에서 한국인의 피를 나눈 라이따이한(Lai Đại Hàn) 들을 찾는다. 그들은 우리의 젊은 날, 전쟁이라는 비극적 상황 속에서 맺어졌던 짧은 인연의 슬프고도 소중한 유산이다. 지금 이 화려하고 역동적인 ‘골드코스트’의 어디쯤에서 한국인의 정체성과 베트남에서의 삶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우리가 남기고 온 동정심의 대상들, 그들이 겪었을 정체성의 혼란과 고난의 세월을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저릿하다. 이 도시의 눈부신 번영이 그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되고, 더 이상 과거의 그림자에 갇히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해병의 시선, 속죄와 평화를 기원하다
40층의 전망대는 현실과 이상, 과거와 현재를 가르는 속죄와 화해를 위한 간절한 기원을 담는 공간이 된다. 나는 미케 해변의 잔잔한 파도 위에 해병으로서의 강인함과 더불어, 이 땅이 영원히 누릴 진정한 평화의 염원을 함께 흘려보낸다.
다낭은 이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휴양지로 빛나고 있다. 이 빛이 단순히 경제적 번영이 아니라, 과거의 모든 고난을 극복하고 화해를 이룬 증거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데칼코마니 같은 아름다운 해변 도시를, 우리는 존중과 책임감으로 영원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