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장메이트 Sara Jan 06. 2022

엄마들은 그 새벽에 일어나 무엇을 하나

2022년을 맞이하는 당신에게

새벽 5. 습관이 되었나 보다. 어쩌다  번씩 날카로운 알람 소리에 화들짝 놀라 일어나기도 하지만, 보통은 알람이 울리기  눈이 떠진다. 조용히 거실로 나와 방문을 닫고 스탠리 컵에 따뜻한   잔을 채우며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시간은 주님과의 시간이다. 말씀을 읽고, 기도를 하며  마음의 채비를 하고 나면 6. 그때부터 어제 제출받은 과제폼을 확인한다. 엄마들을 대상으로  영어책 읽기 모임을 하고 있다.  함께 하루에 정해진 분량만큼 책을 읽고 구글폼에 있는 과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운영된다. 엄마들이다 보니 과제를 제출하는 시간들도 제각각이다. 특히 요즘은 방학 기간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코로나 때문에 가정 보육을 해야 하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직장을 다니면서 참여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럴 경우도 시간을 내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지쳐서, 육퇴를 하지 못하고 아이들과 함께 잠들어버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래서 과제의 제출 시간은 다음날 새벽 6, 다음 과제 링크가 올라오기 전까지다.



될 수 있으면 모든 멤버들의 질문에 답해주고 싶어서 새벽에 과제 체크를 하고 답지를 작성하는 편인데, 조금만 늦으면 내 마음도 덩달아 조급해진다. 새벽 기상을 한 그녀들이 이미 오늘의 분량을 읽고 단톡방에 단어장 인증을 해오기 때문이다. 어서 오늘 치 분량을 과제폼을 전달해야지 싶어 타자치는 내 손이 빨라진다. 이제 고작 6시가 좀 넘은 시간. 한겨울인 요즘은 동이 트기도 전이다. 책상에 앉아 훔쳐보는 창문 너머로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모두가 잠든 그런 시간에, 우리 엄마들은 굳이, 기어이, 마침내 일어나 새벽을 맞는다.




하나둘 올라오는 톡들이 내 마음을 조급하게만 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얼굴도 모르고, 먼 곳에 떨어져 있는 그들이지만 그냥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동질감과 동지애.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 함께라는 기쁨. 아마 저마다 이 이른 새벽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다를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일도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본질은 같다. 누구누구의 엄마라는 타이틀에 매여 잠시 뒤편으로 미뤄두었던 '나'를 찾는 시간. 조용히 귀 기울여 너무 작아 들리지 않았던 내 안의 소리를 들어보고, 내 마음은 어떠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는 혼자만의 시간.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하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순간을 만드는 것. 내 안의 나와 대화하는 시간. 진짜 나와 만나는 그 새벽.




무엇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나를 위해 시간을 내었다는 것이 중하다. 꼭 새벽이 아니어도 좋다.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다른 시간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리고 올해는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시간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다. 진짜 나, 그리고 그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작의 순간을 함께 하고 싶다. 일단 엄마가 먼저 즐거운 영어책 읽기와 성경 1독 모임이 그 시작점이다. 앞으로 하나 둘, 차근차근 늘여가 보려고 한다.




새해에 올리는 첫 글, 너무 무겁지 않은 가벼운 글을 좀 쓰고 싶었다. 새해니까, 한 해의 첫 시작이니까. 기나긴 길을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막 경주를 마치고 숨을 고르고 있는 당신에게, 또다시 먼 길을 떠나려 출발선에 서 있는 당신에게, 아니 사실은 나에게. 위로가 되면서도 희망을 주는 글을 쓰고 싶었다. 불과 며칠 전에 세운 너의 목표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너는 또 잘 해낼 수 있노라고. 용기는 주되, 부담은 주지 않는 그런, 한줌 햇살 같은 글. 딱 그 역할이면 족하다. 당신의 2022년이 반짝반짝 빛나기를, 2022년의 당신도 늘 평안하기를.

작가의 이전글 너에게 늘 미안한 엄마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