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독

상처

온 힘을 다해 던져 깨 부수면

속이 후련할 줄 알았다.

박살 내 버리면 겁을 먹고 

사라질 것이라

믿었다.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이라고

되돌려주는 것이 맞다고

호언장담 했건만.

온 힘을 다해 깨뜨린 독의 조각들 사이로 인자 없이

나도 같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내가 깨뜨린 독보다,

나를 깨 버린 상처가

더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나 자신을 건 확신 속에

깨버린 조각들 사이로

나도 같이 깨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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