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을 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동등한 존엄성을 가지며, 공정성과 평등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간단하게 생각하면, 인종을 내가 선택한 것도 아닌데 내가 흑인으로 혹은 동양인이나 백인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차별과 미움을 받는다면, 억울하면서도 슬픈 일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남녀 혐오, 노인 혐오, 노키즈존' 같은 현상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 생각한다. 인종이 선택할 수 없는 본질적인 것처럼, 성별이나 나이 역시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요소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하지 않다. 이런 혐오와 편견은 특정 집단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낳고, 결국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인종차별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혐오와 차별을 줄일 방법은 무엇일까? 현실적인 방안 중 하나는 "좋은 건 자세하게, 나쁜 건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중국인이 싫다"가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이 싫다"-고 표현을 바꾸는 방식이다. 특정 집단을 향한 혐오와 편견을 줄이고, 문제의 초점을 사람이 아닌 행동에 맞춰, 보다 건설적인 대화와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혐오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혐오는 결국 그것을 느끼는 자기 자신을 힘들게 만든다. 만약 내가 특정 집단(예를 들어 남성)을 혐오한다고 가정해보자. 내 주변엔 수많은 남성이 존재하며, 세상의 절반은 남성이다. 심지어 나를 낳아준 부모 중 한 명도 남성이다.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나는 얼마나 힘들까? 일부 사람들은 -성범죄 가해자의 대부분이 남성이기에 남성을 혐오하는 것이지, 내 남자친구나 남편, 아버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집단 전체에 대한 혐오는 예외로 분류된 그 사람조차도 불편하게 만든다. 개인은 아무 잘못이 없더라도,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혐오를 알게 된다면 마음이 결코 편할 수 없을 것이다.
혐오라는 감정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혐오의 대상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비난하며 스스로의 혐오를 정당화하는 과정 자체가 결국 자기 자신을 지치게 만든다. 그러므로 혐오를 멈추는 것은 단순히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한 평화롭고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적인 노력이다. 타인을 증오할 때 그 증오는 결국 우리 마음을 잠식하고 우리의 행복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혐오의 본질과 그것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돌아보며, 혐오를 줄이는 것이 모두를 위한 길임을 다시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