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자라 자존감이 된다

발음, 자신감, 자존감

by 역사와동화

발음이 정확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규하가 박물관 수업에 이어 행복한 한국사 수업을 했다. 한국사 수업이 어찌 행복할 수 있겠냐마는, 꿈은 꿔본다. 행복한 한국사 수업은 역사 논술인데 학습적인 것을 굳이 가르치고 싶지 않아서 역사 동화 책을 읽고 그 시대를 연결해 배우고 상상력을 발휘한 글쓰기를 주로 한다. 하지만 학습을 하고 싶어하는 팀도 있어서, 이 팀은 『한국사 편지』를 가지고 수업을 했다. 규하는 이 수업을 재미있어 했다.


이 수업을 하면서 축소된 공간에 있어 보니, 규하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게 약간 서툴고 말할 때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어머님께 또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규하가 말할 때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요.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고 흐리고요. 이게 자신감이 없어선지, 아니면 발음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는데...발음의 문제라면 재미있는 책을 큰소리로 또박또박 읽게 하는 연습을 좀 하면 발음은 좀더 좋아질 수 있어요. 자신감을 가지고 재미있게 말하면 친구 관계가 더 좋아질 거예요.”

자신 있게 또박또박 말하는 연습을 하고..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미리 연습을 해서 익숙해지고 잘 표현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면 규하에게 아이들이 주목하고...점점 더 자신감이 생기고 좋아질 것이다.

규하는 생각도 깊은 편이고 알고 있는 것도 많아서 이야기만 재미있게 잘해도 친구 관계가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아이 곁으로는 자연스럽게 친구들이 모여들 테니까.

“네, 규하가 말을 빨리 하고 뒤를 흐리는 편이에요. 책을 크게 읽고 남들 앞에서 얘기하는 연습을 좀 더 하도록 저도 많이 도와줄게요. 본인도 더 재미있게 말하고 싶다 얘기한 적도 있어요.”

규하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규하 어머님은 규하가 가출한다고 했을 때 시간을 내주신 것처럼 규하의 말하기를 도와주실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기우일지 모른다. 어느 날 언제 걱정했냐 싶게 확 성장해 있을 수도 있다. 내면에 좋은 것이 많은 아이이니 점점 더 훌륭하게 자랄 거다.



자신감이 생긴 규하


이런 이야기를 모든 부모님에게 하지는 않는다. 나는 아이들을 보는 시간이 길지 않고, 어머님들이 자기 자녀를 가장 잘 아실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빠져 있으면 못 볼 수도 있다. 훈수처럼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전한다.

“어머님께서 규하를 가장 잘 아실 텐데...괜히 실수하는 것 아닌가 조심스럽긴 해요. 규하가 친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아니에요, 선생님. 말씀해 주셔서 저도 한 번 더 아이에 대해 생각하고 더욱더 신경 써야겠구나 했어요.”

예전에 알던 아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만날 울기만 해서 놀림받던 아이였는데 책을 많이 읽는 아이였어요. 이 아이가 4학년이 되고 나서는 책에서 읽은 지식이 많으니 아이들의 문제를 잘 해결해 주게 된 거예요. 아는 것도 많으니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친구들이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어요. 되게 행복해하더라구요. 내면의 것을 어떻게 밖으로 표현하는가가 참 중요하구나 깨달았어요. 근데 사람마다 그 시기는 다를 수 있겠지요. 규하가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자꾸자꾸 칭찬해 주세요.”

“규하가 저보다도 마음이 깊고 섬세해서 엄마인 제가 배우는 부분도 많거든요. 칭찬 많이 해주려고요. 실은 규하가 작년에 영재원 시험에 떨어져서 힘들어하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었어요. 다행히 올해 합격해서 별도로 수업을 듣게 되었어요. 본인이 참 자랑스럽다고 하더라고요. 이번에 규하가 좀더 할 수 있다는 용기도 얻은 것 같아요. 요즘 자신감이 더 생겼어요. 자존감을 높이도록 엄마인 제가 좀더 응원해 줘야겠어요. 공부를 적게 하고 많이 하고는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우와, 축하해요. 그런 일이 있었군요. 참 섬세한 아이라서 엄마가 좀 힘들 수도 있는데...그 대신 자신감만 생기면 진중하고 자기 일은 알아서 할 테니...걱정 안 하셔도 될 거예요.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저도 무척 기쁘네요.”

규하에게 자신감이 생겼다. 가출을 선언하고 엄마와의 관계가 더 좋아지고 난 뒤에, 동생에게도 더 분명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전에는 동생에게도 정확하게 말하지 않고 속상해만 했었는데. 발음도 더 명확해지고 친구에게도 좀더 또박또박 말한다.

규하의 자신감은 자존감으로 쑥쑥 자랄 거다. 최근에는 규하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이제, 규하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점점 더 잘 이야기하게 될 거고, 친구들이 규하 주변에 모여들 것이다. 더 행복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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