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역사와동화 Jan 23. 2023

수업을 잘했으니 물고기 밥 주기를 상으로 주마

남산한옥마을_집과 한옥에 대해 공부하기

한옥은 숨바꼭질하기 참 좋다

    

남산 한옥마을에서 다섯 집을 둘러보면서 집과 한옥에 대해 공부했다.

가만히 있는 집이 재미있게 해주지는 않으니, 둘러보면서 숨바꼭질할 집을 찾자고 한다. 

그러면 눈이 조금더 반짝거린다.


궁금한 게 많다. 이건 뭐예요. 저건 뭐예요. 대답해 줄 수 있어 다행이다.     

아직 1학년이라, 박물관 수업을 하기에는 어리다.

단어 뜻을 설명해 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앙법(모내기)이 왜 좋은지 아이들이 이해를 잘 못하기에     

"갓난아이가 혼자 크려면 무척 힘들지만 다섯 살 쯤 키워 내놓으면 잘 살 확률이 훨씬 높잖아."     

했더니 바로 이해하던데, 적절했는지는 조금 의문이 든다.ㅎ


숨바꼭질은 거의 마지막으로 보는 도편수 김승업 가옥이다. 사람이 제일 적기도 하고 사방이 뚫려 있어서 숨고 움직이는데 좋다. 숨바꼭질을 할 때, 규칙은 조용히 뛰기, 소리 지르지 않기, 다른 분이 오시면 얌전히 있기다.    


이 수업엔 아버님이 따라오시며 아이들을 챙겨주셨다. 근데 뭔가 정리가 되어 있어야 안심을 하시는 분이신지...주차장도 확보를 해야 하고 준비물로 무엇을 가져가야 하는지 엄마보다 더 꼭꼭 물으셨다. 그 외에도 걱정이 많으셨다. 처음엔 그게 마음에 걸렸는데...

생각해보니 기본적으로 그런 성격도 있겠지만 이렇게 여러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본 경험이 적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 싶었다. 첫번째보다 두번째는 여유 있으시니 말이다. 

나도 미리 이쪽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 대기하고 있으면 되니 편한 지점도 있다. 4월인데도 오후에는 꽤 더워서 아이들 겉옷을 다 챙겨 봉투에 넣으셨다. 나도 슬쩍 내 겉옷을 맡겼다. 

이제는 아버님이 따라오시면 막 안심이 된다.


남산한옥마을에서 수업을 잘한 보상으로 물고기 밥 주기를 했다. 

"혹시 빠지면 큰일나니까 여기 앉아. 이 선을 넘으면 절대 안돼. 그러면 바로 일어설 거야."

아버님이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아이들을 지켜보셨다. 나도 괜히 걱정이 되었다. 혹시 한 마다 하시면 나도 바로 일어날 마음이었는데, 다행히 지켜보기만 하셔서, 나도 마음을 놓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정해진 규칙 안에서 물고기 밥 주기를 충분히 즐겼다.

밥 주기를 끝내고 가는 걸 아쉬워해서 관리 아저씨가 식빵을 가져와 주는 것도 같이 보았다.    

  


이 아이들은 수업이 끝날 때는 아쉬워하며 "다음 수업은 언제 해요? 어디예요?" 하고 묻는다. 

"한 달 뒤에 해. 수업 장소는 나중에 알려줄게."

"한 달 뒤면 언제예요? 한참 있다 만나네요." 

아쉬운 눈빛을 가득 담아 말한다. ㅎㅎ     

아, 아이들이 이 수업을 좋아하는구나, 괜히 고맙다. 눈물이 나오려는 걸 꾹 참았다.  

아직 1학년이라서 그럴 거다. ㅎㅎ   


생각해 볼 것

1학년이 역사 공부를 하는 것

집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가끔은 몽상가가 되도 괜찮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