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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사와동화 Mar 06. 2023

4명의 인물과 함께하는 박물관

장영실, 허준, 정약용, 김만덕

방학 4주 동안(2월) 4명의 인물과 연계된 역사 수업을 하게 되었다. 

만날 때마다 안기고 눈을 반짝이며 수업에 임하고 끝나고 나서는 "재미있다"를 연발하는 귀여운 현이가 인물에 관해 관심이 많다 하여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현이가 역사에 관심이 많고 요즘은 생가 터라든지 인물이 태어난 곳을 가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짜고 나서 KBS 견학홀에서 수업을 했는데, 나에 대해 쓰고 영상을 찍는 걸 했다.

현이가 나의 꿈을 주제로 쓴다고 해서,  

'꿈이 역사학자라고 쓰는 걸까!' 하고 두근두근했다.

그랬는데... 꿈이 군인이란다. 

"또 다른 건 없어?"

했더니 막 생각을 하더니 하나 더 썼다. 제빵사란다. 역사를 좋아하지만 아직 역사학자가 꿈일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음, 꿈은 자꾸 변하는 거니까 나중에 변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넣어주면 어떨까?" 하면서 원고를 마무리지었다. 나중에 꿈이 변해서 역사 관련 일을 하길, 바라면서 ㅎ


어쨌든 어떻게 인물과 연관지을까 생각하다가 내가 쓴 책의 인물을 가지고 하기로 했다. <조선의 불평등을 뛰어넘다>에 나오는 인물들로 조선의 대표 인물이고 교과서에서도 꼭 다루는 인물이라 같이 공부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영실, 허준, 정약용, 김만덕, 허균 다섯명이 들어 있는데 허균은 강릉에를 가야 할 것 같아 너무 멀어서 장영실, 허준, 정약용, 김만덕 4명의 인물을 하기로 했다.


조선의 인물을 만나요    

 

1. 장영실+세종대왕

내용: 과학의 원리를 보면서 세종대왕과 장영실 때의 과학을 알아보기

장소: 국립어린이과학관

위치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215(와룡동 2-70)/ 02-3668-3350     

2. 허준

내용: 허준의 일생과 조선 의학에 대해서 살펴보기

장소: 허준 박물관 

위치서울 강서구 허준로 87/ 02-3661-8686      

3. 정약용

내용: 정약용의 일생과 실학에 대해 살펴보기

장소: 정약용 유적지 

위치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로 747번길 11/ 031-590-2481     

4. 김만덕 

내용: 김만덕을 중심으로 조선 여성의 삶을 살펴본 뒤, 특별전시 중인 ‘가족의 역사’를 보고 나의 삶과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기

장소: 국립여성사전시관

위치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중로 104번길 50/ 031-819-2288 

참고: 특별전시 가족의 역사-틀, 전환, 확장


원래 장영실은 세종대왕기념관에서 하려고 했었는데, 수업 전 미리 가보니 박물관이 너무 추운 거였다. 물어보니 동파가 돼서 난방 시설이 망가졌는데, 언제 고칠지는 모른다고 했다. 그럼 들어갈 때 말해주지, 벌벌 떨고 나오게 하다니..으

그래서 국립어린이과학관으로 바꾸었는데, 결과적으로 세종대왕기념관이 동파가 된 게 다행이었다. 국립어린이과학관이 훨씬 생동감이 있었다. 

국립어린이과학관 전시실에 있는 문구. 동감한다.


허준 박물관은 관리가 참 잘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우리 곁으로 온 역사의 향기라는 신소장품 전시전을 하고 있어 볼 거리가 더 많았다. 

허준 박물관 전시실로 가는 계단에 있는 동의 보감의 글들. 사람의 몸이 새롭게 보인다.


정약용 유적지는 가족끼리 놀러오듯 오니 좋았다. 이 일정대로 따라가면 반나절은 충분히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정약용 유적지 안내도. 우리는 토끼섬이 궁금했으나 토끼가 살고 있지는 않다고 해서 가지 않기로 했다. 거기까지 갔으면 시간이 많이 모자랐을 것이다.ㅎ


국립여성사전시관은 처음으로 수업을 해보았는데, 전시관이 크지는 않았지만 꽤 섬세하게 만들어졌다. 무엇을 보여줄지 고민하고 만든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내가 지금 누리는 여성으로서의 자리는 누군가의 투쟁을 통해 얻어졌구나! 

여성의 역사를 다루는 영상 부분이 세련되게 느껴졌다.(근데 혼자 봤을 때보다 아이들과 수업을 해보니 고대부터 현대까지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 방식이 불편했다. 고정되어 있지 않고 화면이 계속 바뀌니 집중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집중이 되지 않아 말로 대신해야 했다. ) 

김만덕을 다루고 있지 않아 아쉬었다. 조선의 여인들도 글을 읽은 여인들과 유물이 중심이었는데...굳이 여성마저 그런 시각을 가져야 했을까? 그 시대 다른 형태의 삶을 산 여인도 있는데...여성 스스로 여성의 뛰어난 부분-가정 경제나 생활의 중요성-을 폄하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정의 중심은 언제나 여성이었다. 나는 여성이 앞에 나섰던 나서지 않았던 우리 나라의 역사는 뛰어난 여인들이 이끌어왔다고 생각한다.  

국립여성사전시관은 투쟁 쪽에 조금 치우친 느낌이랄까...좀더 다각적으로 여성 인물을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설전시관 전시에서 우리나라 여성의 역사가 즐거움보다는 고난이 더 많으므로 무거워질 수 있는 부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했다. 

특별전으로 가족의 역사 전시를 하고 있었다. 가족의 소중함으로 마무리하면 무거움을 좀 덜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과 재미있게 수업을 하려면 박물관 자체보다 주변 이야기가 필요한 박물관이다. 여성과 가족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3권을 준비했다.


4쪽짜리이지만 책만들기도 같이 했다. 

아이들은 어땠을까? 나는 인물과 연계된 박물관 수업의 만족도가 높았는데... 이 장소를 생각하면 연관된 인물을 떠올리겠지, 그것만으로도 괜히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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