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흔

빛을 빌려 숨 쉬던 때에

by 사루



가장 불완전한 나에게 찾아왔던

가장 완전했던 사람은

내가 쥐여준 상처들과 함께

불완전해지며 물러났다.


크고 작은 상처들을 모조리 메꾸고

이길 수 없었던 나를

더 이상 질 수 없게 만들고선

늦어도 너무 늦은 그제야 물러났다.


메꿔준 상처들이 다시금 뚫린 후에야

비로소 약해진 지금에서야 돌아보니

버티다 못해 떨어진 단풍은

몇 번이고 다음 해를 기약하고 있었다.


그리워하기엔 늦었고

붙잡기엔 더욱 늦었으니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때 쥐여준 상처를

이제야 내가 안고 가는 것

그리고 오래도록 후회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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