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열

젖은 장작에 불을 붙이던 때에

by 사루



불씨가 옮겨 붙어

빛이 어둠을 가릴수록

빠르게 줄어드는 장작은

더 이상 남아나지 않았다


밝혀준 빛과 녹여준 열기는 느낄 새도 없이

젖은 나무의 잎까지 태우고

불을 지키는 이유도 잊은 채

헛된 소중함만 남았다


주인 없는 불은

더 이상 탈 수 없었고

꺼지지 않는 불은

주인이 없었으며


어둠과 추위에 익숙해져

어느새 재만 남기고

꺼진 불은 뒤로 한 채

장작만 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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