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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한 방'은 단연코 없었습니다.

by 비뭉

저는 이것저것 해본게 많습니다.

한 회사에서 7년을 넘게 다니고 있고요.

헬스와 축구를 병행한지는 5년 정도가 되었네요.

게임은 3년정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와이프 사업에 꾸준한 관심과 응원, 잔소리도 보내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도 꽤 오래했네요. 4차산업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가 눈물도 많이 흘렸었죠.

아, 그 전에 시작했던 유튜브는 결국 접게 되었지만 조회수 100만짜리 작품을 남기기도 했네요.


채워지지 않는 욕심 때문에 아둥바둥 살았습니다.

좀 더 멋있게 살고 싶다는 의지가 항상 있거든요.

현실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것도 한 몫 하겠죠.

이것저것 건드려오면서 잔기술은 좀 늘어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과 출신 회사원이 무슨 재주가 있겠습니까.

새로운 공부도 해보고, 일도 하면서 다양하게 시도했습니다만 무엇이든지 참 쉽지 않았습니다.


잡힐듯 잡히지 않는 성공을 바라고 원해왔지만 근래에 들어선 조금 지쳤어요.

까페에 앉아 고요한 호숫가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깨달았습니다.

'내 인생에 한 방은 없어...'

힘 빠지는 결론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경험해보니 쉬운 일 하나 없었던걸요.


'고작 1~2년짜리 노력으로는 세상에 어떤 감동도 주지 못한다'

요즘 많이 느끼는 중입니다.

흑백요리사의 안성재를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외식업계에서 영웅처럼 탄생한 인물입니다.

어디서 저런 실력자가 나타났을까 신기해 하면서 다들 그의 몸짓과 표정에 환호하고 있어요.

애청자로서 저 또한 격하게 호응하고 열광했던 기억이 납니다.


OTT 프로그램 하나로 '킹'이 된 안성재.

많이 부러웠습니다.

그의 흔들리지 않는 주관과 소신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지금껏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일까요.

미슐랭 원스타를 받고, 투스타를 받고, 쓰리스타를 찍기까지 어떤 시간을 보냈던 것일까요.

흑백요리사 프로그램은 그에게 있어 '인생 한 방'처럼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헤아려볼때, 그 한 방이란 로또 당첨과 같은 것들과는 명백히 다른 개념이리라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아직 나에게도 '한 방'이 남아있는 것은 아닐지 행복회로를 돌려봅니다.

앞으로 오랫동안 갈고 닦을 내 인생이 분명 남아있거든요.

누적된 실력과 내공을 언젠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딱 10년만 해봐. 뭐라도 되겠지." 와이프가 말했습니다.

10년이라... 가늠할 수 없는 긴 시간입니다.

그럼에도 그 정도는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 저는 배웠습니다.

해봐야죠. 제가 좋아하는 일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거든요.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행복할까요.

물론 잘 안될수도 있을거에요. 많이 우울해할 것 같지만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 그렇다고 회사를 퇴사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먹고는 살아야지요.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하루하루 즐기고자 노력을 해야겠어요.

하지만 불현듯 파도처럼 밀려드는 권태로움과 피곤함, 불확실성과 고난 등등을 피할 수는 없겠지요.

제 인생에 별의 순간은 언제 어떻게 찾아올까요.


삶이란 단순하면서도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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