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 끝난 BMW는 공식 서비스센터 가는거 너무 어려우세요
보증기간이 만료된 수입차 오너들은 반드시 '정비 잘하는 사설센터'를 찜해놔야 한다.
사설 센터를 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로, 정비 비용이 공식 센터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공식 서비스센터에 비해 약 70%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해는 말자. 그렇다고 사설이 '싸다'는 의미는 아니다.
원래 150만원 찍혀야 하는거 사설에선 100만원이 청구된다는 뜻이다.
경험상 기아 오토큐, 현대 블루핸즈와 비교 했을때 2.5~3배 이상되는 견적이 찍힌다.
그렇다면 왜 공식서비스센터가 사설에 비해 더 비쌀까?
내 견해로는, 공식서비스센터는 꽤나 고지식하게 정비하기 때문이지 아닐까 싶다.
오직 정품 부품을 취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연하게 수리할 수 있는 것들도 그냥 부품을 통째 교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부품을 정품으로 쓰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독일차의 경우 부품 애프터마켓이 매우 고도화되었다. 그 덕분에 몇몇 핵심 부품들을 제외하고는 반드시 정품만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품은 아닐지언정 거의 동일한 스펙의 부품을, 사실상 택만 갈아낀 부품을 저렴한 가격에 조달할 수 있다.
A급 애프터 부품을 쓴다고 가정할 경우, 정품에 비해 60~70%정도 되는 금액이 나오는 듯 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독일차(벤츠, BMW 등) 수리비가 일본차(렉서스), 미국차(링컨, 포드, 쉐보레), 스웨덴차(볼보)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아무튼 공식센터는 비싸다. 그래서 난 잘 안간다.
두번째로, 내가 원하는 날짜에 공식센터 방문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이다.
2024년도 기준으로 수도권에 있는 모든 BMW 공식센터는 예약 전쟁터였다.
한번은 차량 소프트웨어를 펌웨어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건 공식센터에서만 할 수 있는 작업이었다.
서울에 위치한 A센터 상담사와 연락이 닿았다.
"아 그러시구나. 고갱님 차량 펌웨어를 해야하시는구나. 물론 가능하세요. 근데 오시는데 6개월 걸리십니당."
예???
귀를 의심했다. 어떻게 저렇게 곱고 명랑한 목소리로 반년 후에나 오라는 말을 할 수 있지??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기도 B센터에 연락을 했다.
4개월 후에 오라고 한다. 아뿔싸... 그래도 여긴 죄송하다는 말이라도 한다.
세번째 전화한 C센터에서는 5개월을 불렀다. 간신히 부여잡던 내 멘탈 와르르 무너지는게 실시간 중계됐다.
"이렇게 덜덜거리는 상태로 내리 5개월을 운전하다가, 차가 아예 망가져버리면 누가 책임을 질겁니까?"
컴플레인이라곤 젬병인 내가 아주 오랜만에 작정을 했다.
당황한 상담사, 잠시 수화기를 막고 본인 상사와 몇분간 얘기를 주고받더니 대안을 제시해줬다.
그 외 정비 일절 없이, 소프트웨어 펌웨어만 해준다는 조건으로 다음주에 오라는 것이다.
동시에 특약사항도 달았다. 일정을 당겨주는 대신, 펌웨어 작업 중 혹시라도 불미스러운 사고로 차량이 아예 먹통이 될 경우 본인들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일정을 앞당기는 것과, 펌웨어 오류로 인한 소프트웨어 손상이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상담사는 상사 지시에 따라 이 말을 반복했고 나는 이 조건을 표면적으로나마 합의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펌웨어는 문제없이 잘되었지만 말이다. 비용은 고작 5만원이 들었다.
이렇게 보증 끝난 수입차 오너가 겪는 현실 고충, 사설 센터를 반드시 찾아놔야 하는 이유를 개인적 경험에 근거해 적어보았다.
돈을 생각하면 사설 센터를 찾게 된다.
시간을 생각해서라도 사설 센터를 찾게 된다.
다만, 정비 잘하는 업체로 찾아야 한다.
고장 원인을 못찾아 이것 한번 바꿔보자, 저것도 바꿔보자, 한번 말려들기 시작하면 어느새 100~200만원은 우습게 깨진다.
내가 처음에 그렇게 당했다. 지금도 분해서 자기 전 가끔 생각난다.
그래서 결국엔 잘하는 사설 센터를 찾았냐고?
찾았다. 몇년동안 여기저기 찍먹해 보다가 드디어 정착할 곳을 찾았다.
그 과정이 참으로 애처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