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다시 수영장으로
돌고래처럼 물살을 가르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헤엄친다. 쉼 없이 이어지는 그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그 속도와 열정이 놀랍기만 하다. 나보다 더 많은 세월을 살아온 듯한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물 위에서는 누구 하나 나이를 짐작할 수 없다. 오로지 파도, 숨결, 그리고 물살뿐이다.
지난여름 호캉스에서 누린 시원한 물맛이 내 안에 잠자던 수영 세포를 깨웠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물속의 몸짓들이 기억을 타고 차오르며 내게 속삭였다. 다시 시작해 보라고.
결국 나는 동네 체육센터 자유수영 시간에 맞춰 입장권을 끊었다. 오래 묵은 수영복과 모자, 수경을 꺼내 드니 낯설면서도 익숙한 준비의 설렘이 가슴에 일렁였다.
허리 통증으로 수술을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주위의 만류로 대신 운동과 치료를 병행했고, 덕분에 몸은 조금씩 회복됐다. 하지만 오랜 수영 때문인지 중이염으로 물을 멀리했고, 몇 년 전부터 긴 투병 끝에 체력은 바닥을 쳤다. 그래서 다시 수영장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물속에 몸을 맡기던 순간, 오래 전의 나와 마주했다. 처음에는 몸이 기억하던 수영이 어설프고 뻣뻣했으며, 호흡은 가쁘기만 했다. 좀처럼 예전처럼 자연스러움이 돌아오지 않았다.
아직은 수영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자 몸놀림이 차츰 이어지고, 한 바퀴 두 바퀴 돌수록 폭발하는 심장의 고동은 더 커졌다.
수영을 마친 뒤 샤워실을 나서며 느끼는 그 시원함은 가을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뭉게구름처럼 맑고 가볍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나는 무리하지 않으면서 서서히 체력을 회복해 가고 있다.
다만 물속에 떠다니는 부유물이 눈에 띌 때면 조금 더 쾌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스친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간에서 완벽함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이용자들의 배려와 관리의 정성이 더해진다면 물속의 시간은 더없이 깨끗하고 빛날 것이다.
오늘도 그 물살 속으로 몸을 맡긴다. 다시 숨을 고르고, 다시 헤엄친다. 수영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을 살게 하는 또 하나의 자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