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시술하기 위해 입원하고 하루가 지나니 아버지의 움직임과 인지능력이 어제와 크게 달라졌다.
여기가 어디인지 간호사들이 누구인지 꿈을 꾸고 얘기하시는 듯한 말들이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다행히 아들은 알아보시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귀가 안 들리시니 보드에 글씨를 써서 읽고 이해하시도록 했다.
물론 입원실에 다른 환자들도 있으니 작은 소리로 말을 해야 하는데 아버지 귀는 그렇지 못하니 보드에 글로 소통하는 방법이 제일 용이하기 때문이다.
집에서는 크게 말하면 알아들으셨는데 여기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앞으로는 아버지와 대화할 수가 없겠다는 예감에
왠지 모를 서글픔과 부자지간의 소통이 여기까지인가 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생각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멈추지 않았다.
옆에서 보고 있는 아버지는 아시는지 모르는지 자꾸만 침상에서 벗어나고 싶어 지속적으로 꿈틀대며 통제한다고 간호사들에게 뭐라 하고 심지어 나에게도 공산주의자니 사회주의자니 하며 너도 돌았냐고 하신다.
한밤중 간호사가 수면주사를 놓아도 잠이 들지 않고 소란 심해지니 급기야 손발을 묶을 줄을 가져와 실행하려 한다.
참아 그렇게는 하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어 간호사들 제지하고 아버지가 원하시는 데로 움직이게 하고 화장실도 가시게 부축해 드렸더니 조용하게 변하셨다.
화장실에 가신다고 소변을 누는 것도 아니지만 한참을 앉아 있다가 안 나온다며 다시 침대로 오고 가기를 몇 번 하니 창밖에 검은 어스름이 지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