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지방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집에 왔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반가움과 함께 여러 감정이 밀려왔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떤 이야기를 해주면 좋을까? 꼭 좋은 말이어야 할까? 내 마음이 조금은 복잡하다. 그래도 아무 말 없이 보내기엔 아쉽다.
학교 생활은 잘하고 있을까? 밥은 잘 챙겨 먹었는지,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입고 다니는지... 이런 걱정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집 가까운 학교에 다녔다면 나도 마음이 한결 편하고, 시간과 비용 면에서도 더 여유가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결국 자신의 실력에 따라 선택한 길이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믿고 응원하는 것뿐이다.
아들이 집에 머무는 일주일 동안, 정작 깊은 대화 한 번 나누지 못했다. 물론 그 아이가 알아서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은 있다. 하지만 부모 마음이라는 게, 가끔은 한마디라도 따뜻한 격려나 조언을 해주고 싶어지는 법이다.
마침 떠오른 이야기가 있었다. B. 스토리에서 읽었던 ‘하버드대학이 강조하는 성공적인 마인드와 습관’에 관한 내용이었다. 밥을 먹으며 자연스레 그 이야기를 꺼냈다. 시간 관리는 자기 삶을 다스리는 힘이고, 사고력을 키우는 건 깊이 있는 선택을 돕는 도구이며, 글쓰기는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준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실패의 원인은 부정적인 생각과 게으름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좋은 말이라 해도 스스로 느끼지 않으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소리에 불과하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말로 ‘꼰대’처럼 들리지 않기를 바라며, 내 아들이 스스로의 길을 열심히 걸어가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