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김치
고향집에 들러 장독대 주변 낙엽 쓸어 내고
서리 맞아 오그라든 호박잎이
피어나는 버섯모양처럼 신기하여 사진한컷.
울긋불긋 늦가을 낙엽이 발끝에 스치고
새빨간 피홍시는 꿀맛 같은 달콤함에
하나 더 따먹었다.
그래 이 맛이지!
내 어릴 때 감나무 밑에서 살다시피 했던 그 맛!
동네 아줌마가 불러 돌아보니
집 앞 밭에 쪽파 남은 것 모두 뽑아가란다.
한 두 다발될까 싶어 맨손으로 갔다가
비닐포대 몇 개 들고 가 뽑아 보니
자동차 트렁크에 한가득이네.
두어 다발 껍질 벗기는데 해 떨어지고
엄니 양념 만들어 버무리니
다섯 통이 가득 차네
오늘도
쪼그려 앉아 파 껍질 까는 것도 일이네
자식들 나눠 줄 욕심에
온종일 파김치 담다
파김치 되셨네.
우리 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