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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나무 Nov 16. 2024

파김치

파김치

고향집에 들러 장독대 주변 낙엽 쓸어 내고

서리 맞아 오그라든 호박잎이

피어나는 버섯모양처럼 신기하여 사진한컷.


울긋불긋 늦가을 낙엽이 발끝에 스치고

새빨간 피홍시는 꿀맛 같은 달콤함에

하나 더 따먹었다.

그래 이 맛이지!

어릴 때 감나무 밑에서 살다시피 했던 그 맛!


동네 아줌마가 불러 돌아보니

앞 밭에 쪽파 남은 것 모두 뽑아가란다.


한 두 다발될까 싶어 맨손으로 갔다가

비닐포대 몇 개 들고 가 뽑아 보니

자동차 트렁크에 한가득이네.


두어 다발 껍질 벗기는데 해 떨어지고

엄니 양념 만들어 버무리니

다섯 통이 가득 차네


오늘

쪼그려 앉아 파 껍질 까는 것도 일이네


자식들 나눠 줄 욕심에

온종일 파김치 담다

파김치 되셨네.

우리 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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