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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상

20. 내 맘 속의 봄비

by 큰나무


새벽녘,

뿌연 하늘 아래 서서히 밝아오는 아침을 마주한다.

여행을 앞둔 이른 시간, 언제나처럼 마음은 분주하다. 아마도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뒤척이며 밤잠을 설쳤고, 덕분에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일어나 채비를 마쳤다.


문을 나서자 짙은 안개와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가 나를 반긴다. 촉촉이 적신 공기 사이로 스며드는 차분한 기운, 그리고 이른 아침만이 줄 수 있는 고요함 속에서 나는 KTX역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고속열차에 올라 속도감 있게 달려 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언제나 마음 한편이 설렌다.


이번 여행에서 만날 선후배님들!

또 어떤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웃음꽃이 피어날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햇살에 반짝이는 아침이슬처럼 영롱하고, 물총새가 날아드는 버들가지의 연초록 잎처럼 싱그러운 오늘.


나는 이 봄비를 맞으며, 설렘 가득한 1박 2일의 여행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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