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가려움과 뾰루지
3월 초에 항문 선종 제거 후부터 머릿속에 가려움과 하얀 비듬이 생기기 시작했다. 약 1달여간 지켜보다가 점점 더 가렵고 떨어지는 비듬이 떡고물을 뿌려 놓은 듯 어깨 위에 내려앉는다.
항암치료 중에도 몸은 가려웠지만 머릿속이 가렵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머리뿐만 아니라 온몸이 더 가렵고 붉은 반점 같은 꽃이 피어나는 듯 생기고 있으니 어떤 이유로 이제 와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 수가 없다.
참다못해 다니던 병원에 전화하여 현재 상태를 설명하고 예약된 검진일자를 앞당겨 줄 것을 요청하니 일정을 앞당길 수는 없고 근처의 피부과에 진료를 받으라는 것이 전부다. 할 수 없이 피부과에 진료받아보니 머리에 지루성 피부염이라고 연고와 샴푸를 처방해 준다. 제대로 알고 처방해 준 것인지? 몸에는 항암 치료 때 처방받은 로션을 추가로 처방받아 바르고 있는데 잘 낫지 않는다.
손바닥 상태를 보면 가렵다가 뾰루지같이 생기고 그것이 좀 더 커지다가 껍질이 벗겨지면서 가려움이 줄어드는 상황이 반복되어 언제 어디서 활화산처럼 발생할지 모르니 가려워도 꾹 참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어느새 손이 가고 긁고 있다.
병원에서도 피부과에 가보라는 것을 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듯하여 마음 부담 없이 가볍게 생각하려고 한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언제나 찜찜한 무언가가 남아 있다. 그런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하는데 놀란 가슴은 불쑥불쑥 솟아오르니 자꾸 눌러 주어야 한다.
6월 하순경에 검사와 그 일주일 후에 검사결과를 보는 진료일이니 그날이 빨리 와 적절한 처방과 마음이 편한 결과를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