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장기요양 인정서
지난 12월 중순에 아버지의 장기요양등급을 받아보기 위해 지역 건강보험공단에 신청했다.
관련 담당자들이 방문하여 아버지에게 직접 이것저것 물어보고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인지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한다.
결론은 요양등급을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12월 초에 입원하여 허리 시술을 받은 기록이 남아 있어 안된단다. 허리시술을 받았으면 아픈 부위가 나아져서 더 잘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시술받기 전에 신청했더라면 가능했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것도 미리 잘 알아보고 해야 하는데 시술도 했으니 당연 더 잘 등급을 받을 줄 알았는데 정반대의 결과다. 현실은 항상 생각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3개월이 지나니 장기요양센터에서 알아서 건보에 재신청하고 건보담당자는 언제 방문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또다시 몇 가지 물어보는데 우리 아버지는 정신바짝 차리고 묻는 말에도 정확히 답하고 당신이 불편한 사항만 콕 집어 말씀하신다.
정신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어 보이는데 한 가지 틀리는 것이 있다. 5분 후에 물어보겠다고 한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주고 잠시 후 다시 물어보니 아버지는 기억을 못 하시고 답도 못하신다.
아~!
새로운 사실에 대한 인지 능력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
추가적으로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다니면서 처방받아 드시고 있는 내과에서 소견서를 아주 자세히 써서 건보에 전송해 준다.
얼마 후 장기요양등급 4급이 나왔다.
1~2급은 거동을 전혀 못하고 누워만 있는 사람이고 3~4급은 거동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5급은 치매 환자들이 받는 등급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4급이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요양보호사가 등급환자의 가정에 방문하여 도움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목욕차가 집 앞까지 와서 목욕서비스를 그리고 집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호&안전장비들을 저렴하게 제공받을 수 있단다.
기본적인 것은 이미 마련하여 사용하고 있으니 추가로 필요한 것 몇 가지를 주문하고 특히 목욕서비스가 제일 필요한 것 같아 신청했다.
더 필요한 것은 생활하면서 지원요청하기로 했다.
이런 서비스를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무료가 아니고 등급에 따라 자비부담이 몇 % 정도는 발생한다.
아무튼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우리가 모르는 복지혜택이 나이가 들수록 몸이 불편할수록 다양하게 받을 수 있어서 복지국가의 반열에 오른 느낌이다. 물론 국민들의 세금부담이 있지만,
문제는 아버지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손길이 몸에 닿는 것에 거부감이 있고 수치스러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요양센터장은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거의 다 그런다고 하는데 한 번 두 번 겪다 보면 만족도가 높아져 오히려 더 좋아하신다니 우리도 기대해 본다.
자식들이 돌볼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가의 돌봄이 정말 필요하고 더 나아가 우리도 나이 들어가면서 똑같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 가?
스스로 움직이고 생활할 수 있도록, 자식이나 국가의 돌봄 서비스받는 것을 최대한 미룰 수 있도록 건강관리도 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