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4기 극복기

22. 위암 수술 후 첫 번째 추적검사와 결과

by 큰나무

서둘러 준비한다고 했지만, 막상 집을 나서려 하면 이것저것 챙길 게 생긴다. 예약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접수까지 마치고 진료실 앞에 앉아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데, 그 여유를 만들지 못하면 운전부터 성급해진다.


오늘은 위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마친 뒤, 첫 번째 추적 검사 결과를 듣는 날이다. 일주일 전 채혈과 가슴·복부 CT 촬영을 마쳐두었고, 오늘은 그 결과를 확인하는 날.


병원 도착과 동시에 현실은 여전했다. 암병동은 주차장 만차, 본관 병동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래도 본관 주차장이 조금 낫겠거니 하고 지하로 들어섰지만, 지하 5층까지 내려가도 주차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몇 바퀴를 돌고 나서야 어렵게 한 대 빠져나가는 자리를 찾아 간신히 차를 세웠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진료실 앞까지 도착하니 예약 시간 15분 전. 급히 걷느라 숨이 찼다. 아내는 아직 따라오지 못했는지 보이지 않는다.


접수표를 뽑고, 혈압과 체중, 키를 잰 뒤 대기실을 둘러봤지만 앉을자리는 없다. 선 채로 숨을 고르고 있으니 그제야 아내가 도착한다.

"아직도 대기 많으니 서두를 거 없어."

아내의 핀잔. 그 말이 맞지만, 마음이 급한 건 어쩔 수 없다.


진료는 예정 시간보다 20분가량 늦게 시작되었다. 의사는 일주일 전 검사 결과를 스크롤해 내려보며 말한다.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습니다.”

그 한마디에 안도의 숨이 절로 나왔다. 의사는 철분과 비타민 D 수치가 부족하다고 하며, 보충제를 처방해 주겠다고 했다.


최근 항문 선종 제거 후 피부 가려움과 건선 증상이 있어 먹는 약과 연고를 쓰고 있다고 하니, 그것은 항암과는 관련 없으니 피부과에서 계속 치료받으라고 한다.


다음 추적 검사는 6개월 후, 위내시경과 CT 촬영을 함께 하기로 하고 예약을 잡아준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에 발걸음은 가벼워졌지만, 문득 지난 CT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물론 의사가 다 확인했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겠지만, 왜 그 자리에서 내가 물어보지 못했을까.

메모까지 해두었건만, 막상 진료실에 들어가면 의사의 말에만 집중하게 되고, 질문은 잊어버리기 일쑤다. 병원을 나서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본관 지하 식당에서 빵과 커피로 간단히 점심을 때운 뒤, 약국에 들러 6개월분의 약을 받는다.

카드를 꽂자 2,600원이 결제된다. 하루 한 알씩 먹을 철분제와 비타민 D,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금액이다.

물론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 덕분이겠지만, 그래도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도착해 과일 몇 쪽을 먹고 나니 긴장이 풀렸는지, 눈이 절로 감겼다. 오후 내내 쓰러져 자고, 저녁 식사 후에도 상모르고 또 한숨 잤다.


이제 다음 검진까지는 여섯 달.

아직도 지난 1월의 체중이 그대로 59.5~60kg이다.

잘 먹고, 열심히 걷고, 몸 관리를 잘해서 12월에는 더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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