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동기는 명백하다
허구한 날
너로 인해 설친 불면의 밤
귓가에 울리는 사이렌
에에 엥
수고와 분주함으로 범벅된 하루를
간신히 재우던 밤
졸음을 파고드는 날개의 파동
에에 엥
기꺼이 너를 위해
이불을 걷어차고
먹음직한 다리를 내어주며
제발 조용히 해다오
에에 엥
인내심을 삼켜버린 살의
죽었어
불만 켜면 빛보다 빠르게 숨는
술래잡기 명수
충혈된 예민한 망막에
너는 드디어 발각되고
기회는 단 한번
짝
경쾌한 박수소리
툭
손바닥을 전율시키는
장미 빛 핏자국
너는 마땅한 죽음으로
나의 핏 값을 지불한다
동이 튼다
눈치채셨나요? 이른 더위보다 빨리 찾아온 불청객 모기에 대한 시입니다. 며칠째 잡히지 않고 저의 방에서 동거하며 저를 괴롭히던 모기를 드디어 어젯밤에 아니 새벽에 응징했지요 그러나 다시 잠을 자려하니 날이 밝아오더라 구요. 그래서 시를 쓰게 되었지요, 여름밤 모기에게 뜯기지 마시고 시원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모기는 불만 켜면 어디로 사라지는 걸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