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해도 되는 일

by 주디스 홍


바다를 보러 갔네

넘실넘실 흰파도 자꾸만 손짓하며

나를 끌어당기는데

발만 살짝 담그고 온 까닭은


나는 더 이상 무모하지 않고

나는 더 이상 용감하지 않고

나는 더 이상 뜨겁지 않고

나는 더 이상 들뜨지 않고

나는 더 이상 사람을 믿지 않고


나는 여전히 겁쟁이이기 때문이다.


바다를 보러 갔네

까르르 깔깔 웃음소리 햇빛에 반사되고

스르르 철썩 파도를 관망하던 갈매기

하늘빛 바람을 타고 내려앉을 듯

사뿐 거리다


흰 구름 너머로 멀어지네



언제부턴가 바다에 가도 바닷물에 뛰어들지 않는 저를 봅니다.

쾌활함과 열정이 식어버린 걸까요?

아니면 나이 들어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일까요?

마냥 신나 하는 아이들을 보며 가끔은 차가운 물속으로 풍덩 빠지는 상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