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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디스 홍 Feb 17. 2024

싱숭생숭

싱숭생숭


살랑살랑 다리를 스치는 치마가 고 싶고

두근두근 복숭아빛 립스틱도 바르고 싶고

간질간질 나비 날개 짓 같은 스카프도 두르고 싶고

봄바람 든 게 분명하다


찬 공기 속 미세먼지를 뚫고 상큼한 바람 한 줄

들숨에 훅 들어와 혈관을 빠르게 타고

양쪽 폐로 공평하게 스며들더니

쾅쾅 심장을 도발하고


슈빗슈빗 아침부터 유난스럽던

직박구리가 물고온 소식

일곱 밤만 자면 연분홍 매화가 필 거라고


향긋한 매화 향기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싱숭생숭


오! 봄이 오나요

2월이 짧은 건

새와 꽃과 그대 때문이죠




며칠 전 그날은 참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설날이 엊그제였고 아직 2월인데 봄날의 예고편처럼 언듯언듯 따뜻하고 부드러운 공기가 마음을 홀리고 있었지요. 당장이라도 노란 꽃들이 팡팡 피어날 것 같은 희한한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진눈깨비가 휘날리며 마음을 움츠러들게 했지만 올해는 어쩐지 봄이 빨리 올 건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



*표지그림은 에바 엘머슨

*사진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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