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불면은 달로부터 시작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탐스러운 달을 볼 수 있다는 소식에 종일 달달하다 달 발자국 소리에 꼬리를 살랑대며 마중을 나갔다
첫눈에 반하다는 말을 증명하듯 달은 완벽하게 둥글고 흠 없이 희고 부신 얼굴을 살짝 치켜들었다
초록별 지독한 근시들에게 우들두들한 속살과 쓸쓸한 뒷모습은 절대 들키지 않았다
무심한 달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상심하여 돌아서려는데 달의 입술이 달짝 거리며 해독되지 않는 고대 언어로 읊조렸고 순간 나는 저항할 수 없는 힘에 끌려 만년의 중력을 깨트리고 회오리치는 시간을 통과하여 달에 착륙했다
달은 여왕처럼 밤을 통치하고 나는 달아나지 못하고 굴복했다
여왕은 나를 방치 한 채 잠들었고 나는 명령을 기다리며 여왕을 지키고 있었는데 나의 일곱 번째 하품소리에 잠이 깬 여왕은 성가신 듯 달의 언어로 명령을 내렸다
놀랍게도 나는 달에서 달의 언어를 해석하고 그제야 꾸벅 잠이 들었다
너도 잘 자렴
슈퍼문이 뜬다 던 그 밤에 잠을 설쳤지요.
달달한 달의 이야기를 들었지요.
동면에 들고 싶은 겨울입니다. 친애하는 작가님과 독자님들 맘도 몸도 아프지 마시고 남은 25년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새해에 뵈어요^^
*표지 그림은 존 앳킨슨 그림쇼
명화가 내게 묻다/ 최혜진/ 북라이프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