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 전이 된 '무한도전'의 전성기
얼마 전 지인과 만나 이야기를 하던 중 옛날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MBC <무한도전>, KBS <1박2일>, SBS <패밀리가떴다>.... 한 시대를 풍미한 것은 물론 여전히 유튜브에 옛날 명장면 클립들이 편집된 영상들이 수 만~수십 만의 조회수를 가볍게 찍을 정도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가지 소름끼치는 사실은, 이 예능들이 전성기를 누린 것이 지금으로부터 어언 10년도 더 지난 과거의 일이 됐다는 부분이다. 10년 전이라고? 이 예능들이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세련된 연출과 출연진간의 호흡을 자랑하는 프로그램들이긴 했지만, 벌써 10년이나 지난 작품들이라는건 믿기지가 않는다. 왠지 10년 전이라고 하면 엄청 오래 전같고, 그때 나온 예능은 <공포의 쿵쿵따>나 <연애편지>같은, 좀 더 촌스러운 예능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흐름이 빨라진다고들 한다. 필자의 20대 끝자락은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더더욱 빠르게 흘러가긴 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시간이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올해도 벌써 4월 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말 다했다.
이 시점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10년 전 예능인 무한도전을 보면서 아직도 즐거워하면서 그 시절을 먼 과거가 아닌 가까운 과거처럼 느끼듯, 부모님 세대도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그 분들도 자신들의 청춘 시절이 그렇게 먼 과거가 아닌 가까운 과거처럼 느껴지고 있지 않을까. 실제로 필자의 어머니는 종종 TV를 보시며 중년 연예인들이 나올 때마다 '쟤가 언제 저렇게 늙었니...'라며 아련함과 씁쓸함을 드러내시곤 하신다. 늙어버린 그 연예인들에게서 스스로의 모습을 투영하신 건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아저씨처럼 느껴지던 20대 중반의 군인 '아저씨'들은 사실 어리디 어린 학생 나이대이었다는걸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제는 서른이 됐지만 필자는 여전히 스스로 세상 물정을 하나도 모르는 애송이라고 느낀다. 시간은 흐르고 나이는 들지만 정신적으로 성장했다거나, 금전적인 준비가 충분히 돼있는 것 같지도 않다. 시간의 흐름이 두렵기만 할 뿐.
부모님 세대도 이런 똑같은 고민을 하고, 똑같은 감정을 느끼면서 살아가셨을까. 인생 2회차가 아니고서야 나이를 들어가는 일 자체도 누구나 '처음' 겪는 일이다. 당연히 부모님 세대도 많은 것이 처음이고, 두려우실 것이다. 어쩌면 지금 '어른'처럼 보이는 기성세대들도 막연함과 막막함을 어떻게든 이겨내고, 가끔은 어려움을 외면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뒤의 내 모습이, 적어도 쪽팔려서 숨고싶은 모습만큼은 아니길 기도할 뿐이다. 외면할 때 외면하더라도, 피해선 안될 상황마저 피하지는 말자. 꼭 해야 할 순간이 왔을 때만큼은 확실하게 행동하자는 스스로의 모토를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