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지는 글쓰기 속도에 대한 변명

시간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by 장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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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의 목표 중 하나는 서른 살을 맞아 '인문학도'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이었다.


금융/경제신문 기자로 취직한 이후 그쪽 방면의 책이나 기사만 탐독하다, 원래 문학과 인문학을 좋아했던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재작년쯤 문득 들었다. 올해 '인문학으로의 귀환'을 다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공개 플랫폼인 브런치를 통해 나의 독서와 영화감상, 기타 일상 속의 생각을 글로 옮겨보겠다는 다짐도 거기에서 출발했다. 몇 년 전에는 이글루스나 네이버 블로그로 이런 일을 했지만, 브런치는 왠지 '있어 보이는' 플랫폼처럼 느껴졌다. 요새는 유튜브나 뭐 그런걸 하겠지만 그런건 자신이 없고, 글만 쓰는 거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마침 내 직업도 글 쓰는 일이기도 하고.


하지만 올해도 정신을 차리니 4월 중순. 그간 브런치에 쓴 글의 양들을 살펴보면 2주에 하나는 쓰려던 목표에서 다소 멀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루하루가 어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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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을 좀 하자면, 그래도 '인문학으로의 귀환' 프로젝트 자체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 그 동안 한참 손에서 놨던 소설이나 인문학, 철학, 정치학 서적 등을 알라딘에서 꾸준히 구매해가며 읽고 있었고, 영화도 많이 봤다. 단지 그것들에 대한 감상을 글로 옮겨적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1분기 동안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A.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알랭 드 보통의 <불안>, 마이클 센델의 <공정하다는 착각>, 윌리엄 제럴드의 <파리대왕>,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말년의 <이말년 시리즈>(?!) 등을 읽었다. 기회가 된다면 각 책을 읽고 느낀 개인적인 감상을 브런치에 옮겨볼까 한다. (이말년 시리즈는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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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만 말하자면, 아직 나에게 남은 '잘 쓰려는' 부담이 글쓰는 속도를 늦추고만 있는 것 같다. 이 브런치, 딱히 무슨 평가받으려고 쓰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초등학교 때 매일 쓰던 일기는 어떻게 썼는지 원.


아무쪼록 잘 쓰려는 부담을 조금 내려놓고, 공적인 글쓰기가 아닌 사적인 글쓰기에서나마 가능한 한 편한 마음으로 글을 쓴다는 마인드를 탑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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