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신 Marketing 추진 TFT

21세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다

by 덕포사상

밀레니엄(Millennium)!

천 년에 한 번 회자되는 이 단어는 2000년대를 맞이하는 기대와 흥분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Y2K 문제로 인한 혼란과 걱정으로 온 세상이 어수선했던 1999년이 되었다


당시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개인용 PC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보고서 작성, 엑셀(Excel) 같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을 활용한 통계 보고 업무 등에 전산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또한,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기업 홈페이지 구축과 이메일 활용이 확산되었고, 혁신적인 기술을 업무에 접목하기 위한 고민이 활발히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우리 회사도 대부분의 금융회사들과 마찬가지로 21세기 기업 환경에 맞는 새로운 조직 체계 개편과 IT 기술 활용 방안을 고민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으며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게 되었다.



■ TFT에 참여하다


마케팅(영업관리) 부서에 근무하던 나는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 팀(TFT)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나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비록 내가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처음 시도하는 일이기에 힘들고 어려울 거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울 기회라는 점이 더 크게 다가왔다. 게다가 그것이 회사의 성장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감내할 만한 일이었고 오히려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런 기회는 자주 찾아오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런데 우연히 나에게 프로젝트 참여의 기회가 찾아왔다. TFT에 합류하기로 되어 있던 선배 한 분이 발령 직전에 퇴사하는 바람에 급히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나는 이미 7월 부로 점포장 후보자 양성 과정 교육을 이수한 뒤 영업소장 직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결정되어 부서 하반기 인력 운영 계획에서도 제외된 상태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또 하나 생겼다. 원래 TFT 부서장으로 발령 예정이었던 분 대신, 최종 의사결정 단계에서 우리 부서 부장님이 가시게 되었고, 그분께서 나를 좋게 추천해 주신 덕분에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들었다.


이 모든 일이 TFT 출범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 벌어진 일이었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일이었기에 처음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내가 관심 있던 분야의 업무를 하게 되어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리고 이때의 우연한 기회가 내가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으며, 지난 20년간 이어져 온 내 업무의 출발점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매우 뜻깊은 순간이었다.


TFT는 외부 컨설팅 전문가, 대규모 전산 개발(SI, System Integration) 전문 업체, 그리고 4개 파트의 현업 업무 조직까지 포함해 수십 명 규모로 구성되었다. 나는 그중 DW(Data Warehouse) 구축 파트에서 일하게 되었다.

일반적인 현업 부서 직원이 전산 영역의 일을 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업무에서 IT가 필수지만, 당시만 해도 전산 용어, 적용 원리, 검토해야 할 사항 등 모든 것이 너무나 생소했다. 각 파트별로 3~4명의 현업 직원들이 참여했지만, 대부분이 전산 개발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정작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프로젝트 초기에 매일 아침 IT 관련 교육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일반 직원들이 참고할 만한 전산 기초 서적도 많지 않았다. 강사들이 쉽게 설명한다고 해도 용어 자체가 생소해 이해하기 어려웠다. 결국, 배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했다.


회사의 여러 부서 조직들은 각자의 역할을 반영한 명칭을 갖고 있었지만, ‘新(New)·Marketing·推進·TFT’라는 단어 조합만으로도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중요한 업무인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중요한 프로젝트의 일원이 되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웠지만,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과 앞으로 겪게 될 시행착오에 대한 걱정도 함께 커져만 갔었다.


이제 벌써 그때로부터 20년이라는 시간이 더 흘렀다. 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회사의 전산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고, 나 역시 다양한 관련 업무를 수행하며 여러 차례 개선 작업을 맡아왔다.

입사 5년 차, 경험도 역량도 부족했던 내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은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가 이어졌지만, 일이 흥미로웠기에 피로를 느낄 틈도 없이 몰입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실무자로서 한 걸음씩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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