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회사원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했을까

by 기어코

오랫동안 ‘일을 한다’는 건 곧 ‘회사를 다닌다’는 뜻이라고 생각했다.

사무실에 출근해 정해진 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 일하는 모습이 성인의 기본값처럼 느껴졌다.

직업을 떠올릴 때도 자연스럽게 사무직을 먼저 상상했다.

다른 선택지는 있다고 해도, 내 삶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일처럼 여겼다.


그 생각이 처음 흔들린 건 유럽을 여행하면서였다.

레스토랑에서 나이 지긋한 직원이 자연스럽게 서빙을 하고 있었고, 백화점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20~30대가 하는 일이라고 여겨지던 자리에서,

훨씬 다양한 나이의 사람들이 자기 리듬대로 일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저 사람들은 ‘회사원’이 아니어도 일하고 있구나.

그리고 그게 전혀 불안해 보이지 않았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왜 나는 일을 곧 회사원으로만 상상해왔을까.


나는 일을 하기 싫은 사람이 아니다.

다만 일이 오직 한 가지 형식으로만 존재한다고 믿어왔던 내가 낯설어졌다.

시간과 공간이 고정된 채로만 일해야 한다는 전제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는 사실도.


어쩌면 내가 회사원이 되고 싶지 않은 이유는 회사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직업의 형태를 하나로만 두고 살아가고 싶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해외를 꿈꾸는 것도 비슷하다.

그곳이 특별해서라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결국 회사원이 아닌 길을 선택했다.

공부방 선생님이라는 일을 구했다.


거창한 도전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일은 회사’라고만 믿고 있던 예전의 나와는 다르다.


나는 지금, 내가 오래 붙들고 있던 고정관념의 바깥에 있다.

그리고 그게 생각보다 꽤, 자랑스럽다.




[내가 믿어온 것]
- 일을 한다는 것은 회사를 다닌다는 것이다


[내가 기어코 선택한 것]
- 회사 대신 공부방 선생님으로 일 시작 (다음주부터 출근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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