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사이 Mar 29. 2024

밤 12시 07분

때론 즉흥.. 글


봄밤에 쓰는 편지

(잠이 오지 않는)


화창한 봄날엔 상념이 든다.

화창한 봄날엔 주로 나쁜 생각을 한다.

화창한 봄날엔 빛이 없는 동굴로 들어가고 싶다.

화창한 봄날엔 차라리 우르르 쾅쾅 천둥이 치는 요란한 비를 기다린다.


봄밤엔 잠이 오지 않는다.

내일은 다시 화창한 봄날이 올까 봐

봄밤에 잠이 오기 시작하면 그대로 눈을 감는다.

내일은 화창한 봄날이 없기를..

봄밤에 쓴 소원이 담긴 편지는 전해지지 않고 어김없이 화창한 봄날이 시작된다.


비가 오는 봄날이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전 11시 39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