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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사이 Mar 27. 2024

부지깽이나물

울릉도 부지깽이 최고!

부지깽이나물

울릉도 부지깽이 (가능하다면.. 웬만하면.. 꼭 울릉도)
국간장, 깨, 참기름

끓는 물에 딱 2분을 데치고 찬물에 헹궈 꼭 짠 다음 국간장 조금과 통깨, 참기름을 넣고 무치면 완성!

* 울릉도 산이 아닐 경우 마늘과 파를 조금 넣어 풍미를 주는 것이 좋다.
* 너무 길게 자라지 않은 나물을 구입한다.
* 나물의 줄기 끝이 단단해 보여도 일단 데친 후에 잘라낼 것인지 결정한다. 단단해 보이는 줄기가 데치면 이질 감 없이 부드러워진다.
* 간을 심심하게 해야 나물 고유의 맛이 더 잘난다. 개인취향이지만...


언젠가 부지깽이나물을 만나던 첫 순간!

잎끝이 뾰족뾰족한 것이 취나물도 아닌 것이..

그 풀은 뭔가 하고 들여다보고 서있었다.

파는 아주머니가 울릉도 부지깽이라 잠깐 나오는 진짜 맛있는 거라고 말하니 꼭 사고 싶게 만들었다.

봉지에 담아 무게를 단 후 덤도 한 움큼 넣어주셨다.

“딱 2분을 삶고, 국간장 찌끔, 통깨랑 참기름만 넣고 무쳐요”

“절대 파 마늘 넣지 말어!!“

사서 돌아서는 내 뒤통수에 대고도

“파 마늘 느치말어!!”

참 의심스러운 레시피였지만 나와 나물이 초면이니 그대로 만들었다.

‘세상에 이런 맛이.. 나물 좋아하는 내가 어찌 처음 먹게 됐지?‘

​열 살 무렵부터 넌 무슨 음식이 제일 좋냐고 물으면 ”고사리나물“이라고 대답했던 나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울릉도가 고향인가 싶을 정도로 그립고, 봄철이면 꼭 생각나는 나물이 되었다.


그런데 진짜 울릉도 부지깽이나물을 만나는 건 쉽지 않다.

아주 잠깐 나오는데 신기하게도 맛이 다르다. 잠깐이라고 느끼는 건 심리적인 아쉬움일 수도 있다.

작년엔 때를 놓쳐 고향을 모르는 부지깽이를 샀는데 똑같은 레시피로 좋은 참기름을 넣어 만들었는데 뻣뻣하고 뭔가 빠진듯한 맛이 났다. 부지깽이나물은 데친 후 나물의 맛을 보아 간과 양념을 추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장을 보러 갔다가 그 아주머니가 파는 울릉도 부지깽이를 샀다.

나를 기억 못 하는 아주머니는 나물을 담으며 무심하게 똑같은 레시피를 혼잣말처럼 하셨다.

집으로 돌아와 나물이 시들까 급한 마음에 가장 먼저 부지깽이를  손질하여 팔팔 끓는 물에 2분간 데쳤다.

아무 양념 없이 한줄기를 입에 넣으니..

씹을수록 첫맛은 쌉싸름하고 그다음은 고소한데 마지막에 짭짤한 맛이 느껴지면 감탄이 나온다.

“햐! 맛있다!”

짭짤한 맛은 울릉도의 바닷바람 탓인가 궁금해진다.

아주머니 말처럼 간장을 많이 넣거나 마늘이나 파를 넣으면 그 맛을 방해하여 고유의 맛을 해치게 된다.

뒤통수에 꽂힌 레시피로 무심하게 무쳐놓으니 다른 반찬이 없어도 될 것 같다.


봄철엔 도다리 쑥국?

아니!!   

봄철엔 울릉도 부지깽이나물이지.

맛있는 울릉도 부지깽이 나물

누가 보면 울릉도 협찬인 줄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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