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休息)
속초를 갈 때면 웅장한 포스를 자랑하는 멋진 울산바위와 조우한 뒤 설악 한화콘도를 지나고 속초의 시내가 시작되면 삼환아파트가 나온다.
그곳에 큰 이모네와 외할머니가 사셨다.
순 서울 사람인 큰 이모는 어느새 강원도 사투리가 자연스레 묻어 나올 정도로 동화되며 한참 동안 사셨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이제 없지만
그 옆을 지날 때면 언제나 살던 사람들이 생각나며 즐거웠던 어린시절의 추억이 생각나 마음이 따뜻해진다.
반일치기로 속초를 가는 일정은 장보기에 목적이 있다. 일단 속초에 도착하면 물회로 점심을 먹고, 중앙시장에 들러 오징어순대와 젓갈, 말린 오다리를 사고, 닭강정도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그날 저녁은 술파티..
속초 일정은 언제나 똑같다.
속초바다는 오며 가며 차에서 적당히 구경하는데 왜 그런지 별로 아쉽지 않았다.
이 날은 특별히 바다를 오래 보고 싶었다.
영금정은 평지로 걸어서 바다 앞으로 가는 정자와 계단을 조금 오르면 나오는 정자 두 곳이 있다.
나는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더 넓은 바다를 보고 싶었다.
처음으로 올라본 영금정 (靈琴亭)
“속초 바다가 이렇게 멋있어!”
하고 알려주었다.
‘왜 모르고 살았지?’
거문고 소리를 듣진 못했지만
영금정이 속초 일정에 추가되었다.
검색해본 영금정의 정보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금정 (靈琴亭)
지금은 정자(亭子)만 남아있지만, 원래는 영금정이라는 것이 정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 지형에 넓게 깔린 바위들에 파도가 부딪힐 때 거문고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일제강점기 때 속초항 건설을 위해 지형을 파괴하면서 거문고 소리를 잃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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