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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사이 Aug 03. 2024

제안하기

브런치에서도 피싱?


“출판의 욕심 없이 글을 쓰고 있다”

고 나는 말한다

그러나 브런치에서 글을 쓰며 여기저기에서 책을 출간하는 작가님들을 보면 부러운 것이 사실이며 은근슬쩍 출판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라는 호칭 역시 마치 무엇이 된듯한 기분이 들며 출간을 욕심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글을 쓰게 만드는 자극이 되기도 한다.


브런치에선 개인적인 소통을 하는 기능이 없다.

댓글을 나누지만 대부분 글에 대한 소감정도로 나누니 활성화 기능은 아니다.

소통하는 sns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조금 지루하고 재미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브런치엔 글을 쓰고 싶은 목적을 갖은 사람이 많으므로 그 부분엔 거의 불만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때론 시간을 소요하는 소통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글쓰기에 집중할 수가 있다


연재북을 만들며 알게 된 것 중 협업이란 기능이 있다.

혼자서 정해진 날마다 어김없이 연재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공통의 주제로 마음 맞는 작가님들과 함께 연재북을 만들어 간다면 특별한 다양성으로 더욱 좋은 퀄리티의 연재북이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직 나는 다른 작가님께 협업을 하자고 제안하기를 할만하지 못하다. 만일 누군가로부터 제안이나 협업의 연락이 온다면 뛸 듯이 기쁠 것 같다.


브런치의 소통 기능이 없는 대신 제안하기의 기능은 개인적으로 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유일한 개인적 소통의 방법이다.

주로 메일로 협업이나 출판에 대한 제의가 온다고 알고 있다. 간혹 소통의 창구로 이용되며 여러 일들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나는 아직 브런치를 통한 어떤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최근 들어 메일을 열 때면 두근두근 기대를 하게 된다.

‘혹시 내게도 브런치를 통해 기적과 같은 메일이 올까?’


그사이 브런치 홈에서 편지모양을 누르면 제안하기 메일을 보낼수 있다.


며칠 전

“브런치로부터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알람이 떴다.

작업 요청 목적으로 ㅇㅇㅇㅇ님이 제안을 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브런치에 등록한 이메일을 확인해 주세요.

메일의 내용도 확인을 하지 않고, 오만 공상과 상상의 나래를 폈다.

다시 생각하니 참 우스운 짓이었다.

그러다가 열어본 메일 속엔 솔깃한 문구로 시작한다.

두근두근!

나에게 제안이라니 어떤 분이며 어떤 내용일까?

”여기서 당신의 페이지를 보고 기쁩니다“라니 대체 무슨 말인가?


자연스럽지 못한 어색한 글 문구가 뭔가 좀 이상한 느낌이 든다.

먼저 연락을 하면서 제안의 목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없고, 궁금하면 자신의 이메일로 연락을 하라니 이 무슨 시추에이션 인가?

작가 이름으로 검색해 보니 찾을 수 없었다.

보낸 이의 브런치로 들어가 보니 글도 없고 프로필 사진도 수상하게 생각되었다.

더 볼 것도 없는 판단이 되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몇 달 전 보이스피싱 사건 이후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서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수상함을 감지하고, 브런치 고객센터에 제안메일 사진을 캡처 하여 첨부하고 신고를 했다.

며칠이 지나고 온 답변 메일은 별로 신통치 않았다.

정확한 상황을 알 수가 없으므로 연락을 받고 싶지 않으면 연락이 온 사람의 홈으로 들어가 차단하기를  하라는 답변이었다.

어쨌거나 브런치의 이름을 달고 수상한 메일이 왔다.

경찰이나 사이버수사대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건 맞으나 고객센터의 대처가 미흡하단 생각이 든다.

차단하기 버튼으로 찜찜한 일단락이 되었다.


‘설마 이 과정 중 그 어딘가에서 이미 신상이 털린 건 아니겠지?’


무언가를 갈망하고 소원하여 약해지는 마음을 이용하는 피싱은 아주 질 나쁜 범죄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믿지 못하는 불신지옥으로 만들고, 돈이든 마음이든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아주 큰 상처를 남긴다.

얼마 전 ott에 올라온 영화 <시민 덕희>를 부들부들 떨면서 감정이입하며 보았다.

우리도 지난 4월에 큰 마음의 상처가 생겼고, 아직도 가족들은 트라우마처럼 생활의 위축됨을 느낀다.

아마 4월의 일이 아니었다면 이번 브런치를 통한 제안하기 메일을 받고,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의심할 겨를도 없이 어떤 일이 생겼을지 예측할 순 없다.

그 사람의 브런치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정말 평범한 독자의 입장일까?

어쩌면 또 누군가에게 목적을 알 수 없는 제안 메일을 보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출간제의를 기다리는 많은 분들이 있다.

간절한 바람을 이용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며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순수한 마음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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