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즉흥.. 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말>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하루키의 책을 다 읽었다.
세상에나! 기가 막히다.
“엄마, 이 책은 굉장히 천천히 읽네”
나는 한 단어, 한 단어 꼭꼭 눌러 읽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가이니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며 여러 권을 읽기 시도를 했었다.
지금까지 하루키의 어떤 책을 읽을 때도 힘이 들었었다.
단순히 책 읽기의 느낌으로 말하자면 마치 유시민의 글과 같았다. (이것은 주관적인 느낌에 대한 아주 단순한 의미이다)
읽고 싶은데 읽히지 않았었다.
매번 꾸역꾸역 책을 읽었다.
오랜 세월 달리기를 하는 그를 온전히 이해할 것 같았다.
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달리기를 못한다. 그는 달리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글을 읽다 보면 누구라도 한 번쯤 달리기를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글은 이렇게 쓰는 거구나..’
내가 하지 못하는 아니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마음과 생각을 그렇게 정리하고 그대로 표현하다니..
내가 하고 싶던 말들이 이 책 안에 가득했다.
‘하루키는 꾸역꾸역 읽어지는 글도 쓰고,
꼭꼭 눌러 읽고싶은 글도 쓰는구나’
하지만 나는 여전히 달리기를 할 생각은 없듯이 내가 하루키의 다른 글을 읽을 수 있을 거란 뜻은 아니다.
이 책은 읽고 또 읽고, 특별한 어느 페이지를 찾아서 읽고, 어쩌면 유언장을 쓴다면 함께 묻어달라고 할 것 같은 책이다.
이 책의 내용 중 일본어판 <위대한 게츠비>를 하루키가 번역했다고 씌어있었다.
하루키의 소설이 아닌 소설가 하루키가 번역한 소설책을 읽고 싶다.
일본어도 할 줄 모르면서...
오늘도 또 생각한다.
‘독서가 가능한 세상의 모든 언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다’
10년이 넘는 시간을 거쳐 완성된 원고의 글자마다 꼭꼭 눌러 읽으려니 작은 책이지만 독서대가 필요했다.
명료하게 술술 읽혔지만 아주 천천히 읽었다. 놓치고 싶은 구절이 하나도 없었다.
마음에 남은 문장을 남긴다.
과호흡 문제에 대해서는 ‘나 스스로 뻔뻔한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의외로 신경질적인 데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중략......
보통 사람들처럼, 가령 몇 살이 되어도 살아 있는 한, 나라고 하는 인간에 대해서 새로운 발견은 있는 것이다. 발가벗고 거울 앞에 아무리 오랜 시간 바라보며 서 있는다 해도 인간의 속까지는 비춰주지 않는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
9장. 적어도 최후까지 걷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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