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서 사라진 것들은 뭘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단편의 소설들이 모여있어 편할 줄 알았는데 읽는 것이 뭔가 계속 삐걱거렸다.
번역본에 대한 아쉬움...
하지만 중반쯤에 나왔던 글이 내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마흔세 살이 되었는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다니...
마흔셋 하고도 십 년 이상 한참 더 지나도 나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럴 줄 몰랐는데 말이다.
“내게선 뭐가 사라졌을까?”
오래전에 사라진 것.
여름밤 잠들기 전 얼음 띄운 화이트 와인.
딱 좋았는데..
참 이상한 일이다. 마흔세 살이 되었는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다니, 삶의 어느 시점에 잘못된 기차에 올라타 정신을 차려보니 젊을 때는 예상하지도 원하지도 심지어 알지도 못했던 곳에 와버렸다는 걸 깨닫다니. 꿈에서 깨어났는데 그 꿈을 꾼 사람이 자신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 것과 비슷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The disappeared (사라진 것들)
Andrew Porter (앤드류 포터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