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있어야 하는구나. 좌절..
글의 수가 200을 넘고, 어설픈 매거진과 연재북도 만들고 보니 또다시 이런저런 궁금한 것들이 생긴다.
여전히 브런치 사용법은 친절하지 않고, 어렵다.
유사성을 가진 매거진의 글을 브런치 북으로 따로 묶고 싶었다.
일일이 저장해 둔 글을 불러오고 다시 사진을 업로드하는 작업은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또다시 여기저기 검색을 통한 조각의 정보들을 얻는다.
그동안 핸드폰과 태블릿으로 글을 작성하고 발행하는 것으로도 충분했다. 글을 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글을 쓰고 여러 작업을 하는 일이 모바일에서 하는 작업과 컴퓨터에서 할 수 있는 작업에 차이가 있다.
아! 이런!
컴퓨터가 있어야 하는구나!
번쩍! 기억이 난 나의 마지막 컴퓨터를 꺼내본다.
케익 가게를 운영하다가 망해 먹었을 때 쓰던 아픔의 추억들을 담고 있는 컴퓨터가 내 마지막 컴퓨터였다.
“그때 커피를 팔아서 연명을 했어야 해. 아무튼 융통성 없는 고집은!”
후회를 한다.
적절히 먼지까지 뒤덮인 시커먼 색의 커다랗고 무거운 구석기 유물 같다.
켜는 것만도 수십 분이 걸린다. ‘혹시 터지는 건 아닌가?’
신기하게도 컴퓨터가 살아는 있었다.
둘째가 이것저것 정리를 해주다가
“엄마, 이거 더 이상 쓸 수가 없을 것 같아. 보안도 안되고 새로 사야 할 것 같은데..”
“휴, 컴퓨터가 한두 푼이냐? 뭘 대단한 것을 할 것도 아니고.. “
좌절..
슬기로운 브런치 생활을 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야 하는 것인가?
이렇게 이것저것 하고 싶을 줄 몰랐네.
‘나는 욕심이 꽤 많은 사람이었군.’
브런치 생활 1년이 다가온다는 것은 생일도 다가온다는 것이다.
무슨 기념식순도 아니고, 3년간 생일마다 작가 신청을 했으니...
십시일반으로 생일선물로 사달라고 할까?
나는 또 이쯤에서 케익가게를 망해먹었듯 브런치를 포기하고 후회할 것인가?
구석기 유물 속에 간직된 추억 한편.
십 년 전 말아먹은 케익가게의 추억.
나의 One & Only C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