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8 일기

by 정양갱

브런치스토리에 들어와 보니 글을 올리지 않은지 5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정말 '쏜 살' 같다.

처음에는 '이런 글을 써서 뭐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쓰기 싫은 핑계였을 것이다),

작은 수술을 앞두고, 받고, 회복하면서 일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바빴다.(이것 역시 어느 정도는 핑계다.) 그러면서 운동과 공부 같은 일상도 무너졌다. (지난 주에 한 달 넘게 쉰 러닝을 다시 시작했다. 심박수가 180 넘게 오르고 허리가 자꾸 굽고 다리가 자기 마음대로 춤추는 것 같았다..)


처음, 숙제를 내지 않은 학생 대하듯 나에게 왜 글을 쓰지 않느냐고 물은 건 딸이다.

자신의 시점으로 쓰는 글이 올라오지 않는게 아쉬웠나...

그리고 몇 주전 아들은 자신의 휴대폰에서 브런치스토리 어플을 삭제해야겠다고 말했다.

(아들은 역시 단순하다 "엄마 이제 글 안쓰니까"라며 담백하게 말하는데 이때는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왠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고나서 바로 어제, 엄마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여동생과 부모님과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던 중 아빠가 물으셨다. "요즘 이거(브런치스토리 글) 왜 안 올라와?" 하고 물으셨다.

엄마가 덧붙이셨다. "아빠 그거 종종 읽어"하셨다. (엄마는 안 읽으신다.)


나는 "바빠서요'라며 멋쩍게 웃으며 얼버무렸지만, 5개월 동안 글이 올라오지도 않고, 몇 개 되지도 않는 글을 아빠가 지금도 종종 읽고 또 읽으신다는 말을 듣자 마음 속에 쿵하고 뭔가가 떨어졌다. 아빠가 느꼈을 적막함에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그동안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잘 쓰지 못할 거면 써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어제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잘 쓰지 못해도 그냥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빠와 딸, 아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셋이 읽어준다면 그냥 써야지

우선 일기라도 끄적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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