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가족 돌봄 휴직,

그 말의 무게

by 이안


사람들이 말한다.


“그래도 휴직하니까 좋겠다.”

“부럽다, 나도 좀 쉬고 싶다.”


나는 그 말이 웃기지도 않다.


어떻게 이렇게 쉬는 걸 부러워할 수 있지.


내가 어디 놀러 가는 것도 아니고,

따뜻한 햇살 아래 여유롭게 커피

한잔할 여유를 가지는 것도 아닌데.


나는 지금

사랑하는 엄마가 아파서

하루하루를 버티기 위해

가슴 졸이며 내 인생을 잠시 내려놓는 건데.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저 “쉬는 시간”이라 여긴다.


간호휴직은 ‘무급’이다.

월급이 한 푼도 나오지 않는다.


나는 지금, 생계를 걸고

엄마 곁에 서는 거다.


그런데도 왜

직장에선 눈치를 주는지.


꼭 죄지은 사람처럼 조심조심 말을 꺼내야 하고

“정말 꼭 필요한 일이에요”라며

누구보다 자세하게 설명해야만 할까.


왜 나는,

가장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쉬는 시간조차

이렇게 눈치 보고 미안해야 할까.


휴직이 부럽다는 그 말 한마디에

나는 한참을 생각했다.


내 마음은 다 타들어가고 있는데 겉으론

그저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

앞에서 나를 또 감춰야 했다.


그 무게는 세상이 매길 수 없다.


언젠가,

사람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다.


휴직이라는 두 글자 속에

얼마나 큰 각오와,

희생과, 사랑이 숨어 있는지를.


쉰다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일을 하러 가는 것이란 걸,

누군가에겐 너무 아플 수 있다는 걸.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