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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과 그림자 Sep 24. 2024

<크리스마스 파티>

14. 놀이동산과 프러포즈

현우는 강선우 작가와의 작업을 마친 후, 현정에게 연락했다. 현정은 현우의 전화를 반가워했다. 현우와 현정은 반포 고속버스 터미널 근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현정과 데이트를 했을 때, 현정은 어떤 면에서는 현우가 생각했던 사람과  달랐다.

현정은 무술로 다져진 건강한 몸으로 경호원 역할을 잘 수행했다. 강선우 작가의 지나친 행동을 제지했던 순발력 있고 재빠른 현정에게 현우는 호감이 갔다. 현정이 자신을 존중해 주는 태도에 끌렸었다.

그런데, 현정은 현우가 강선우 작가가 콘셉트로 억지로 입혔다고 생각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약속장소에 나타났다. 분위기도 달라 보였다. 당당하고 위엄 있던 모습은 사라지고, 어색한 듯 손을 머리 위에 얹기도 하고, 주변을 둘러보며 서먹서먹하게 걸어왔다. 여성스럽고 소심하고 겁이 많은 소녀 같은 모습이었다.


현정과 현우는 커피를 마시고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고 또 커피를 마셨다. 마치 오래된 연인들처럼 어색함 없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저, 지금 서울이 아닌 원주에서 지내고 있어요. 현정 씨를 만나기 위해서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온 거예요."

현우는 현정에게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현정은 현우가 고향으로 내려간 것을 의외의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눈을 크게 뜨고 입을 앙다물었다 폈다 하며 무언가 묻고 싶은 표정이었다.


“당장은 모델일이 익숙하고 수입도 괜찮지만, 나중을 생각해서 전과해서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현정은 알겠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힘든 결정이었겠어요. 서울살이를 포기하는 것도 그렇고 새로운 공부를 한다는 것도.”


“맞아요. 제가 몸에 흉터도 많고 해서 생각보다 모델일에 제약이 있더라고요. 선우작가님이라서 저를 고집한 면도 있어요.”


현우는 진지하게 대답한 뒤 갑자기 입을 옆으로 길게 늘이고 얼굴을 찡그리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 반포 고속터미널까지 오는데 꽤 시간 걸렸어요.”

현우는 현정을 위해 자신이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은근 생색을 내었다.


현정은 그 말을 듣고 자신도 화곡동에서 오는 데 여러 번 환승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현우가 고속터미널로 약속을 정한 이유도 파악했다.


“같은 서울에서 오는 것보다는 시간이  약간 더 걸렸겠죠.


현정은 현우가 다른 공부하고 있다는 말에 어떤 공부를 하는지도 궁금해했다.


"조각을 전공하신 것은 에이전시 사람들에게 들었어요. 어떤 공부를 시작하신 거예요?"


현정은 차분하고 착한 눈빛으로 현우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현우는 산업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대답한 후 현정을 한참 바라보았다.

현정은 같이 바라보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것 같아 고개를 숙였다.


“제가 먼저 고백할 게 있어요. 아마 회사 사람들한테 저에 대한 정보를 대략적으로 들으셔서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현정은 현우와 대화를 하면서 현우가 투명한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더 호감이 갔다.


“네. 말씀하세요. 참고로 저는 현우 씨에게 아무 편견이 없어요.”


"네. 현정 씨가 아시다시피, 선우 작가님과 저는 복잡해 보이는 관계예요.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힘들게 힘들게 이어왔죠."


 현우는 말하기 곤란했지만, 선우와의 관계를 명료하게 해서 현정과의 관계를 진전시키고 싶었다.


"선우 작가는 한 때 연인이었지만, 이제 제게는 연민만 남은 관계예요.

물론 <선우미  예술 기획사>가 제게 직장이었으니까, 제 고객이기도 했죠. “


현정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저한테도 고객이에요. 소중한 고객. 하지만 곧 관둬요.

강작가님이 더 이상 작품활동을 하세요, 집에만 있고 바깥으로 나가지도 않으시고요.


현우는 대충 짐작하고 있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그만둔다고 말했을 때 작가님도 한계라면서 쉴 듯이 말했어요. 이 위기를 넘겨야 할 텐데.”


현우는 말한 뒤 덧붙였다.


“저도 이제 서른이 넘은 나이라 제 앞 길을 찾아야죠."

현우가 굳은 표정을 지었다. 물기에 젖은 눈빛으로 현정을 바라보며 자신의 단호한 결심을 밝혔다.


 현정은 현우를 반짝이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손을 깍지 껴서 기도하는 모양으로 앞뒤로 흔들었다. 동의할 때 하는 그녀의 버릇처럼 보였다.


"저도 강선우 작가님의 비서 겸 보디가드 일을 계속할 수 없어요. 선미 선생님께서 고민 많이 하셨어요."

현정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숨을 쉬었다.


작가님이 경호받는 것도 위협으로 느끼셔서, 최근에는 제 역할을 할 수가 없어요. 선미 선생님께서 두 달 정도 지켜보고 저를 해고하기로  결정하셨어요. 저도 이번 달 말까지만 근무할 거예요."


 현우와 현정은 카페가 문을 닫을 때까지 이야기를 하다 헤어졌다. 할 말이 많았고 들을 말도 많았다.

현우는 현정에게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현정은 현우의 제안을 듣자 당황하며 손사래를 쳤다.


“제가 보디가드인데, 누가 누구를 지켜요?”


현정은 오른쪽 손으로 왼쪽 가슴 위를 탁탁 쳤다. 현우에게는 마치 마블의 여전사로 보였다.

반포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현우와 현정은 헤어졌다.

현우는 헤어질 때, 아쉬웠고 또 만나고 싶었다.


"우리 자주는 아니어도 계속 만나요. 제가 다시 연락해도 만나 주실 거죠?"


현우는 가슴이 떨리고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최대한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현정은 활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네, 저도 직장을 바꾸어야 해서 자주는 못 만나요. 그래도, 계속 만날 수는 있어요."


자정이 지나 다음날 새벽에 현우는 고속버스 안에서 현정의 첫인상을 떠올렸다.


'진서 같았어. 하지만 진서랑 다른 점도 많네. 체격이 더 크고, 좀 더 어린애 같아.

 단순하고 나와 비슷한 면이 꽤 있어. 또 만나야지.'


현우는 현정과의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오누이처럼 느껴지는 밝고 웃음 많은 현정이 어느새 운명의 짝 같았다. 이제까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었다.

현정을 생각하면 머릿속에서 미소 짓는 그녀를 따라 입꼬리가 저절로 따라 올라가며 웃음이 삐질삐질 튀어나왔다.


                                                                            *


현우와 현정은 한 달에 한두 번 만났다, 두 사람은 만나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사람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 포켓몬, 선우미 예술 기획사 등등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했다.

네 번째 만났을 때 현우는 현정에게 다른 제안을 했다.


“우리 야외로 놀러 가요. 제가 차를 다시 샀어요.

교통사고 이후 운전하기가 꺼려졌는데 집에서 학교 다니기가 너무 불편해서요.

어디 가고 싶은데 있으세요?”


현정은 손뼉을 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좋아요. 우리 놀이동산가요.”


현우는  놀이공원을 가자고 말하고 싶었는데, 현정이 유치하게 느낄까 봐 말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현정이 놀이공원에 가자는 말을 먼저 하자 한 손을 번쩍 들었다. 현정은 현우가 든 손에 하이 파이브를 했다. 현우는 현정이 놀이기구 타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이런 취향 저격이라니'

현우는 영혼의 단짝을 만났다는 생각을 하고 현정을 놓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현정과 현우는 다른 놀이 공원들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붐비거나, 거리가 멀어서 서울랜드로 가기로 했다.

시작하는 두 연인은 서울랜드에서 블랙홀 2000, 은하 철도 888, 급류 타기, 킹바이킹, 도깨비 바람 등을 반복해서 탔다.

높이가 높아 낙폭이 크고 , 속도가 빠르고 , 회전이 많아 상급자 코스로 불리는 것만 골라서 탔다. 현우와 현정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놀았다.


“바이킹은 맨 끝자리에서 타야 해. 가운데 앉으면 하나도 재미가 없어.”


현정은 서울랜드로 놀러 간 날부터 현우에게 반말을 했다. 현우도 현정이 훨씬 가깝고 편해져서 현정의 손을 잡았다. 현정은 손을 뿌리치지 않고 잡은 손을 흔들며 다녔다.


 두 사람은 앞으로 여기저기 놀이동산을 다니며 신나게 데이트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현정이 퇴직하고 한 달 정도 뒤에 취업이 되었다.

결국 서울랜드 2번, 롯데월드 한 번만 가고 현정은 서울을 떠났다.


현정은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 있는 유서 깊은 호텔에 취업이 되었다. 선미가 선우 작가의 그림을 산 호텔에서 귀빈 경호원을 구하고 있다는 정보를 현정에게 주었다.

선미는 현정이 마음에 들었다. 현정에게 선우가 다시 작품을 시작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꼭 와달라는 부탁도 했다.


현정은 비서 업무와 경호 업무를 함께 할 수 있는 호텔 직원을 뽑는 데 지원해서 취업에 성공했다.

 호텔 로비에는 강선우 작가의 이카루스 시리즈 100호 작품이 작품이나 걸려 있었다.

면접 때, 호텔 임원들은 강선우 작가에 대해 매우 궁금해했다. 호기심을 가지고 현정에게 작가의 작업할 때 모습,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물어봤다.

현정은 작가와 보낸 좋은 시간들을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작가의 사생활에 대한 디테일한 질문은 보안사항이라며 대답할 수 없었다.


현정은 합격하고 보니, 면접관들은 현정이 <선우미 예술 기획사>에서 1년 이상 선우 작가의 보디가드 겸 비서를 한 경력을 최우선으로 쳤다는 사실을 알았다.. 현정이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점도 고려되었다.

현정은 해외 취업의 필수 사항인 영어 실력도 뛰어났었다.


현정이 취업한 C호텔에서는 공작들이 정원과 레지던스동을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현정은 일이 없는 개인 시간에 라라와디들이 향기롭게 활짝 핀 열대 정원을 산책했다.

 산책 중에 호텔 레지던스동 지붕에 날개를 활짝 펼친 공작을 동영상으로 찍었다.

현정이 일을 할 때에도 복도를 걸어 다니는 공작새들이 눈에 띄었다. 경호하는 고객이 공작을 좋아하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같이 찍어줬다. 상황에 따라서 고객이 새에 공포증이 있을 때는 공작을 얼른 쫓는 것도 현정의 임무였다.


현정은 공작을 매우 좋아했다. 공작들을 만날 때면 기분이 밝아졌다.


‘어떻게 이렇게 예쁜 깃털을 온몸에 가지고 있을까?

마치 지상에 무지개가 뜬 것 같아. 아니 무지개가 공작으로 태어난 것 같아.’


현정은 현우가 공작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수컷이 훨씬 아름답고 화려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현우 옆에서 자신은 암컷 공작 같았다. 현정은 자신이 어떻게 현우같이 잘 생긴 허당이랑 사귀게 되었는지 신기했다. 현정은 본인이 현우를 좋아하는 이유는 물론 알고 있었다.

 체격은 크지만 어린 감성이 맞았고 육체적으로 서로 끌렸다. 생활에서 현실적인 점도 서로가 구차해지지 않아서 좋았다.

하지만 현우가 자신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무척 궁금했다. 그에게 물어보면 그저 씩 웃으면서 그냥 "예뻐서"라고만 대답했다. 현정은 자신을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어서 좋으면서도 불안했다. 현우는 너무 잘 생겨서 좋아하는 여자들이 많아 보였다. 세계적인 화가인 강선우 작가도 무척 날 선 아름다움이 있는 분이셨는데 현우를 계속 좋아했다.

현정은 사랑하는 사람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그러다가 현우가 길에서 포켓몬을 잡는 모습을 보면 안심이 되었다.


“나니까 사귀지. 아니 그건 아니지만, 비호감일 수 있어.”


현정은 어쨌든 현우가 좋았다

현우는 길거리에서 아직도 포켓몬 고 게임을 했고, 마켓에서 연육 소시지를 사 먹었다. 식성이 마치 초등학생 같아서 고기만 좋아했다. 

현정은 야채 좀 많이 먹으라고 현우에게 유일한 잔소리를 했다. 현우는 잔소리할 때만 채소반찬을 먹었다.


 현정이 싱가포르에 취업한 후, 현우는 현정이 보고 싶어 방학 때마다 한 달 가까이를 머물렀다. 그동안 자신도 싱가포르에 취업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었다.

현우는 싱가포르 시내가 K대학교에서 가까워 자주 놀러 다녔던 잠실같이 느껴져서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싱가포르의 물가가 비싼 게 문제였는데, 현우는 미술 강사를 하고 부모님 집에 살면서 악착같이 여행 경비를 모아 방학 때마다 현정을 보러 왔다.


현우는 대학원 졸업 후 일단 인턴으로  싱가포르 회사에 채용되었다. 6개월 뒤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조건이었다. 싱가포르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을 때, 현우는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어머니의 지원으로 가뿐한 마음으로 현정에게 올 수 있었다.

현우는 현정과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 집을 얻었다.

싱가포르에서 집을 얻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경험자인 현정의 도움으로 비교적 쉽게 해결되었다.


                                                                             *


 인천 공항으로 가는 버스 속에서 현우는  싱가포르로 현정을 찾아갔던 첫여름을 떠올렸다.

현정은 그때는 현우를 마중 나오지 못했다.

현우가 저렴한 비행기표를 급하게 마련하느라 현정의 일정을 고려할 수 없었다.

현우는 현정이 싱가포르에서 취직하고 자리 잡았다는 사실에 한동안 잠을 못 이루었다. 현정이 너무 보고 싶었다.

현정을 영원히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들었다.


현우는 집을 다 정리하고 현정을 향해 날아갔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 내내 현우는 핸드폰 벨소리로 설정한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반복해서 듣고 마음속으로 따라 불렀다.


But 너의 상처는 나의 상처

깨달았을 때 나 다짐했던 걸 (Yeah)

네가 준 이카루스의 날개로 (Uh)

태양이 아닌 너에게로

Let me fly


이 소절 부분에서 현우는 눈물이 쏟아졌다. 현우는 현정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을 잃고 싶지 않았다.

현정의 미소와 나이답지 않은 알뜰함도 좋았다. 현정과 있으면,  잘 사는 척,  많이 아는 척 허세를 부리지 않아도 자기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자신의 상처 많은 몸에서 날개가 돋는 기분이 들었다.


현우는 강선우 작가가  던진 카메라를 맞았다면 또 다른 모멸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교통사고 이후 현우는 자존감이 많이 내려갔었다. 안 그런 척했을 뿐이다.

상처를 드러내봤자 더 물고 뜯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다 그렇지는 않지만, 누가 그럴지 모르니까.

선우 작가는 무서웠다. 사랑도 진심이지만 공격도 진심이었다. 그녀는 뼛속까지 나르시시스트였다.


현우는 노래를 들으며 가눌 수 없는 눈물을 흘린 후, 후련한 마음에 잠이 들었다.

비행시간 6시간이 2시간도 안되게 짧게 느껴졌다.


“곧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합니다.”


 비행기 착륙 안내 방송에 현우는 깨서, 의자를 원위치로 하고 안전벨트를 맺다.


                                                                            *


현우는 싱가포르 공항에서 현정을 만났다.

현정은 가슴과 어깨가 드러나는 끈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포니 테일로 묶고 나타났다.

현우는 현정을 공항에서 발견하자   춤추듯이 두 팔을 뻗어 크게 흔들었다. 

현정도 현우를 바라보는데 눈이 기쁨의 눈물로 어른거렸다,

현우는 짐가방들을 카트에 쌓아 밀면서 공항 출입국문을 나온 순간 잠깐 멈춰 섰다.

현정을 안고 입에 키스를 했다. 몇 개월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린 것 같았다.

현정은 현우가 껴안고 키스할 때 젖꼭지가 단단해지고 골반 안의 근육이 강하게 수축되는 것을 느꼈다. 현정은 현우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만지고 키스하고 싶었다.


"온몸에 사무치게  보고 싶었어. 이제 곧 크리스마스야. 우리 집에서 파티해."

현정은 작지만 밝고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현우는 다시 현정의 어깨를 감싸 안고 이번에는 이마에 키스했다.

 현우는 현정의 눈을 바라보며, 신나서 말했다.


"우리 짐 내려놓고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놀이기구 타러 가자."


현우의 말에 현정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현우와 현정은 짐들을 공항택시에 싣고 현우의 새 집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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