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지구 체험 중

루이즈 부르주아 - 덧없고 영원한

by 최영란

그림에 빠져 다중지구 체험 중인 동화작가 최영란입니다. 어나더 레벨의 취미라고만 생각했던 그림 감상이 이렇게 훅, 치고 들어올 줄 몰랐습니다. 요즘은 드라마 보다 그림을 보러 더 자주 다니니 빠져도 심하게 빠졌죠? 이왕 빠진 거 더 깊이 빠져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호암미술관 [루이즈 부르주아 : 덧없고 영원한] 25.08.30.~26.01.04

루이즈 부르주아는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거미 조각 <마망>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국내에서는 25년 만에 열리는 전시이니 꼭 다녀오시길 추천합니다.


도망친 소녀 - 루이즈 부르주아, 1938

1938년 부르주아는 미술사가 로버트 골드워터와 결혼해 프랑스에서 뉴욕으로 이주했습니다.

처음에는 희망으로 부풀었지만, 곧 가족을 버리고 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그림 속 소녀는 걷고 있지만 하반신은 바다(물속)에 빠져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에는 이렇듯 상충되는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부모님의 불화와 아버지의 불륜을 보고 자란 작가는 사랑받길 원하면서도 도망치고 싶어 하고, 자유롭길 원하지만 보호받길 바랍니다.









1층 전시장을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작품입니다.

상체가 나선으로 꼬인 작품으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작가에게 나선은 혼돈을 다스리려는 시도입니다.

두 가지 방향에서 시작할 수 있는 나선은,

바깥에서 시작하여 안으로 조여드는 부정적인 것과

중심에서 시작하여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긍정적인 것의 시작점이 됩니다.

이러한 상징을 보여주기 위해 조명을 양방향에서 비추어 두 개의 그림자가 생기게 한 것도 인상적입니다.













루이즈 부루주아-웅크린 거미-2003.jpg <웅크린 거미>, 2003

이 거대한 거미는 테피스트리 복원가였던 어머니를 상징하는 작품입니다. 어머니는 가정을 지키는 보호자였지만, 아버지와의 불화로 작가를 불안하게 하는 이중적인 존재였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품 앞에서 당황스럽게도 눈물이 터졌습니다. ㅜㅜ


<토피어리 IV>, 1999


다리 한쪽이 없는 소녀는 목발을 짚고 있지만,

꽃을 피웠습니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갈색의 주머니는 작가가 심리치료를 받을 때 만들었던 지붕새의 둥지를 닮았습니다.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의 자화상처럼 보입니다.











루이즈 부르주아의 전시를 보며 어릴 적 트라우마를 마주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것이 콤플렉스였는데, 이렇게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를 보며

"예술은 고통 속에서 피어난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이런 글은 처음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올리는 글이라 많이 떨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오늘은 용기 낸 저를 칭찬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자아아아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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