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자영 Apr 02. 2024

4월은 잔인한 달

출처: pinterest

날이 좋다. 꽃이 핀다. 세상 밖은 봄이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벼랑 끝 겨울이다. 아직 봄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되었는데. 내 마음도 모르고 날씨는 따뜻해지고, 나는 여전히 죽음과 가까이 있다. 마음이 시리다. 불안감이 온 몸을 휩쓴다. 짜증이 난다. 속절없이 시간은 흐르는데 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한다.

어제도 병원에 갔는데 내일도 병원에 가야 한다. 선생님을 마주하는 20분의 시간이 이제는 좀 버겁다. 나는 치료하기가 힘든 환자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자꾸만 자책을 하게 되고, 나를 숨긴다. 힘들다는 말 한 마디를 내뱉고 오랫동안 침묵한다. 선생님의 걱정스러운 눈빛도, 말투도, 이제 버거울 뿐이다. 나는 없는 게 모두에게 나은 길일 거야. 사라지자.

4월은 나에게 항상 잔인한 달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잘 모르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