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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영 Apr 06. 2024

세상에

출처: pinterest

세상에 발을 딛고 있기 힘들다. 나는 종종 말한다, 이 세상을 살아갈 미련을 만들어보자고. 지금의 미련은, 글쎄,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과 곧 나올 책 정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느낌이다. 나를 나로 존재하게 하는 것들은 더이상 없다. 자그마한 것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티끌조차 없다.


세상을 나 홀로 버텨나가는 것 같다. 내 곁에는 아무도 없다.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고, 이제는 그걸 바라지도 않는다. 근데, 내가 그렇게 만들고 있는 지도 모른다.


세상을 버텨나간다. 사는 게 아니라 버티는 것. 이렇게 버티는 게 최선인데, 무엇을 더 원하는 걸까. 서서히 사라져 끝에는 가루만 남았으면 좋겠다. 사라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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