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저 다음달까지만 다니고 퇴사하려 합니다.”
공공기관 재직 1년 8개월차에 나는 퇴사 선언을 했다.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과도한 직무 부담, 팀 내 직원들 간의 알력 다툼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회사는 내가 성장할 수 없는 곳이었다. 내가 잘해도 회사의 성과가 되어버리고, 나는 그저 기계를 굴리는 부품이 된 것 같았다. 원래도 약했던 나의 자아는 회사생활을 하며 더 부서져갔다.
하루에 9시간을 있어야 하는 장소에서 숨을 쉬기 힘들었고, 자주 공황을 겪었고, 그럼에도 완벽주의인 나는 최선을 다해 일했다. 악순환의 끝은 머지않아 찾아왔다. 나는 자살시도를 했고, 그 후 회사 생활이 나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회사를 떠났다. 이건 살기 위한 결정이었다.
‘안정적인 직장’은 내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가 아니었다. 그걸 겪어보고서야 알았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여러 일을 한다.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외국계 회사도 다닌다. 글을 쓰고 영상을 찍는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한다. 회사를 다닐 때보다 수입도 나아졌고, 이제 일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거의 없다.
삶을 살아가며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다면, 스스로의 판단을 믿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나는 내가 내린 모든 결정을 응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