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대교
출판사 대표님과 논의해서 정한 표지. <마포대교> 챕터를 기반으로 디자인했다. 이제 정말 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마포대교 中>
어느 여름날 죽으러 마포대교에 갔다.
택시를 타고 근처에 내린 후 무작정 걸어서 다리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도착한 마포대교. 생각보다 높은 펜스가 쳐져 있었다. 사람들이 오고가고 있었고, 나는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아 해가 떨어지길 기다렸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 순간 내가 느낀 건 안정감이었다. 이제 죽을 수 있다는 안정감. 세상과의 단절.
그러다 문득 소음이 귀를 때렸다. 저 건너편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소음. 저마다 친구들, 연인들과 모여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 순간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억울해졌다. 한강변에 앉아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부러웠다.
‘좋겠다. 살고 싶어서. 저 사람들도 힘든 점은 있겠지만 지금 당장 물에 빠져 죽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겠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선 한참을 더 강물 앞에 앉아 있었다.
(후략)
이 글을 과거의 나에게 바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