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적 치료를 시작했다. 아직 2회기밖에 진행하지 않아서 우당탕탕 흘러간 것 같다. 어제는 선생님에게 내 책을 드렸다. 선생님은 내 필력이 좋다며 자주 칭찬해주시곤 하는데, 그래서 책을 드리기 좀 민망했다.
상담비는 회기당 15만원이다. 정신분석이든 정신분석적 치료든 내담자가 비용에 대해 조금 비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때 치료효과가 더 좋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나에게도 딱 그런 상태이다. 생계를 위협할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좀 비싸. 뮤지컬을 덜 봐야 해.
상담의 목적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나는 무엇을 바라고 치료를 이어나가는 걸까. 내가, 살고 싶어지길 바란다. 자살을 택하지 않고 삶을 택하면 좋겠다.
자살시도나 자해가 공공연하게 발생한다면 상담을 중단하고 입원 치료 등을 권한다고 하셨다. 이 말을 듣고 좀 무섭기도 했고, 짜증이 나기도 했다. 이 치료에는 뭐 이렇게 규칙이 많아? 라는 생각. 선생님이 조금 미워졌다.
그래서, 지금은 죽고 싶니, 살고 싶니? 이 질문이 꼬리표처럼 나를 따라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