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따뜻한 봄 햇살이겠지만, 나에게는 짜증나는 뜨거움일 뿐이다. 까뮈의 <이방인>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햇빛은 사람을 참 힘들게 만들어.
온전히 나로 존재해야 하는 시간들이 낯설다. 무언가 붕 떠있는 느낌이다. 온갖 소음과 냄새가 나를 강하게 자극해 피로감을 느낀다.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의도치 않게 모든 치료를 2주동안 쉬고 있다. 이틀 전에는 주치의가 없을 동안 나에게 약만 처방해줄 교수님을 만났는데 잔소리만 들었다. 왜 죽고 싶냐고,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하시길래 그저 입을 다물었다.
도저히 견디기 힘든데, 내가 무엇을 견디기 힘든지 정의할 수가 없다. 그냥, 내리쬐는 햇빛이 짜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