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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영 Jul 17. 2024

Prologue

정신분석적 치료?!

선생님과는 1년 반을 만난 사이였다. 나는 성실한 환자였고, 주 1회 있는 병원 진료를 빠짐없이 다녔다. 쌓인 시간만큼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나는 항상 무언가에 막힌 듯 편하게 마음을 털어놓지 못했다. 여러 번의 자살시도와 입원 권유가 있었고, 내 우울증 치료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정신분석적 정신치료를 받아보는 건 어때요?”


심리학과 정신 의학에 관심이 많아 이것이 어떤 치료 방식인지 알고 있던 나는 선뜻 치료를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가 나의 마음 깊은 곳까지 들어가 스스로를 알아볼 용기도 없었고, 새로운 치료를 시작할 자신도 없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정신치료라는 ‘안전한 틀’에서 다루어보고 싶은 것들이 있다고 하셨다. 나는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3년째 만나고 있는 심리상담 선생님이 있다. 내 치료 방식에 대해 함께 논의하다가 선생님은 정신치료를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첫 정신분석적 치료는 이렇게 조금은 비자발적으로 시작했다. 조금은 떠밀리듯, 확신 없이.


치료를 받으며 의사 선생님과 주 1회 45분을 만났다. 치료 과정이 너무 버거울 때도 있었고, 그럼에도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 글에서는 환자/내담자가 느끼는 정신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것이다. 조금의 각색이 있을 수 있지만, 치료 과정과 나의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하려 한다.


언제나 그렇듯 누군가는 이 글을 통해 위로를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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