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되지 못한 생각

- 노래를 만들지 못한 시간에 대해

by 준 원 규 수

열흘 가까이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무료로 노래를 만들어주던 AI앱이

이제는 유료로 전환하지 않으면

노래를 만들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노래를 한두 곡 만들어보니 재미가 생겨

일주일에 한 번씩 작사도 하고 노래도 만들어

브런치에 올리면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어쩌나, 싶었습니다.


브런치 연재는 어떻게 하지?


생각이 흘러가다 의문이 또 생겼습니다.


구독자가 엄청 많았어도 내가 이 고민을 했을까?


친구에게 넌지시 물었더니 친구의 즉답은 이랬습니다.


-안 했겠지.


그럴까?
정말 나는 구독자가 적어서 유료결제를 망설이고 있을까?


그렇게 다시 생각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취미로 사진을 찍은 지 이십여 년 가까이 되었지만

기본 렌즈와 선물 받은 단렌즈, 단 두 개로 사진을 찍습니다.

취미에 돈을 잘 쓰지 않지요.


하지만 “일”을 하는 부분에서는 돈을 쓰는 일에 고민하지 않습니다.

내 전문성과 사회적 능력을 보완하거나 발전시키는 일인데

소비를 망설일 필요가 없지요.



그렇다면 나는 이 브런치 운영을 ‘일’로 보고 있나?
‘작가’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내 또 다른 사회적 이름이라 생각하나?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고 해서 내가 ‘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 ‘작가’가 되기 위해 토대를 마련하고 있는 취미 생활에 가깝지요.


그렇다면 내가 ‘작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구독자가 적어서일까?


고민할 필요도 없는 자문이었습니다.


결코, 아니다.


지금 현재 내 구독자가 만 명이 넘고, 억 명이 된다 해도

나는 스스로를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부족한 글을 만 명이 보고, 억 명이 본다니...

너무 무서울 것 같습니다.

더구나 그 숫자는 내 본연의 생각을 어지럽히고도 남을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더더욱 조심해야할 유혹인 것 같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재미있는 일을 좋아합니다.

흥미를 느끼는 일은 그 흥미가 사라질 때까지 꾸준히 하는 편이지요.

물론, 그 꾸준히가 오래가지 않는 경우도 중간중간 빈 틈이 있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브런치가 아니더라도

노래 만드는 일은 재미있나?

대답은

-그렇다

입니다. 아직은 내가 쓴 가사에 멜로디가 얹히는 일이 재미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마 그 앱을 유료결제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기 구독을 하지는 않고, 내가 만든 가사가 여러 개 모여

한 달 구독료가 아깝지 않게, 알차게 쓸 수 있을 때.



그때 브런치에 올린 글의 페이지에 노래를 추가하면 되겠구나.


이렇게 브런치 연재를 시작하며 세운 내 계획과의 약속을 이행해 가면 되겠구나.



별 일 아닌 고민이었지만

이렇게 지금의 나에게 대해 생각하고,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생각을 이렇게 산문으로 갈무리하지만

며칠 지나면 마음 속에 흐르는 멜로디에 노랫말로 정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혹 노래를 들으러 와주시는 독자분이 계신다면
노래는 나중에 채워질 테니 조금 기다려주세요.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