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풀만 남은 겨울의 끝 풍경을 바라보다
문득 들려오는 할머니의 목소리
“아가, 마음에 담지 마라.”
따뜻한 햇살에도 봄이 오지 않는 이유
아직 다 비워지지 않은 자리를 기다리는 것
묵은 것들이 자리를 정리하고 떠나기를 기다리는 것
남을 묵은 것들이 새 봄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치기를 기다리는 것
묵은 감정이 생생하게 남은 자리에
새 마음이 자라지 못하듯이
미움이, 원망이 가득한 자리에
사랑이 싹트기 힘들듯이
빈 자리에 맺힌 꽃봉오리를 바라보다
문득 들려오는 할머니의 목소리
“아가, 마음도 청소해야 반짝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