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자유로운 꿈의 나라를 향해

- 이번 사고 여행은 아프리카로 향합니다

by 준 원 규 수

나는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다. 물론 세상 모든 동물을 공평하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물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고 동물원으로 산책가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타잔'이나 '정글북' 같은 야생을 다룬 소설들도 무척 좋아했다.

그런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은 자연스럽게 당연히 아프리카가 아닐까?

검은 대륙이라 불리는 그곳에는 드넓은 초원을 유유히 살아가고, 쫓고 쫓기는 먹이사슬이 튼튼하며 그곳에서 태어난 모든 생물들이 자신들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다 죽음이라는 순리를 따르는 "자연'이 그대로 숨쉬고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내게는 스키터증후군이라 하는 모기 알레르기가 있고, 아프리카는 너무 멀리 있어서 여행의 결심을 하기 쉽지 않았다.

또, 경비 또한 만만치 않아서 점점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따끔씩 접하는 아프리카의 미술이나 미셸 오슬로의 애니메이션을 볼 때마다 아프리카 특유의 원색적인 그 색감들이 아프리카 여행에 대한 불씨를 근근이 살려냈다.


그래서 떠나기로 했다.

사고 여행이니, 모기에 물릴 일도, 시간을 쓸 일도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고고!!!


아프리카는 아직 내전 중인 나라들이 많고, 치안이 불안한 곳들도 많으니 우선 우리나라 외교부의 <해외안전여행>사이트를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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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여행유의’, ‘여행자제’ 등을 클릭하면 그 나라 전체에 대한 권고사항인지, 일부 지역인지 알 수 있고 ‘일부’를 클릭하면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지역의 재외공관이나 의료기관, 경찰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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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을 검색해보면 제법 많은 관광상품이 올라오는데 그 일정을 보면 대부분 ‘케냐/탄자니아/짐바브웨/잠비아/보츠나와/나미비아/남아공’이 묶여 있다. 이 중에서 내가 관심있는 야생동물 투어는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보츠나와의 초베 국립공원, 나미비아의 에토샤 국립공원에서 가능하다. 모두 아프리카 대륙의 동남부 지역에 위치한 나라들이다. 관광 코스를 중심으로 찾아보면 제법 안전한 편이다.


그런데 야생 동물 사파리를 빼면 내가 가보고 싶은 아프리카 국가는 모로코. 아프리카 대륙의 북서쪽에 위치해 남유럽과 밀접해 있고,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아 아프리카 자체의 원색이 살아 있으면서도 어딘가 유럽의 느낌도 나는 곳이라 그 파란 색만으로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하지만 모로코는 대부분 남유럽과 묶인 경우가 많았고, 실제 여행이라면 너무도 비효율적인 일정이라 눈물을 머금고 다음으로 미뤘을지도...

하지만 이건 상상이잖아!!! 가는 거지, 뭐!!!


우선 케냐의 나쿠루 호수 국립공원 사파리...

호수를 품고 있는 국립공원이라 다양한 새들을 볼 수 있고, 건기에는 플라밍고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임팔라, 스프링복, 원숭이 등을 만날 수 있는데 음...원숭이, 아프리카의 비둘기야?

먹을 거 가지고 있는 사람을 귀신같이 찾아서 비둘기보다 훨씬 더 위협적으로 먹거리를 탈취한다. 오우, 훅 들어오는 야생아닌 야생같은 원숭이의 도둑질에 놀랐다.

도심 속에 있는 공원이다보니 품바 무리 뒤로 도시의 건물들이 보이기도 해서 색다른 느낌이 들기도...

펠리컨 무리와 멋짐이 뿜뿜하는 독수리도 보고, 정수리 가르마가 정갈한 버팔로도 본다. 보호종이라는 로스차일드 기린도, 신경 날카로운 코뿔소도 보고, 공원 내의 아름다운 경관들도 부지런히 담다보면 어느새 투어 시간이 훌쩍 지난다.

아무데나 주차해서 아무렇게나 동물들을 얼마든지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뭔가 우울해 보이던 동물원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자신을 헤칠 마음이 없는 인간들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그 모습이 바로 ‘자연(自然)’이구나 싶었다.

(이 부분은 네이버 블로그 <세쿨이의 여행이야기>를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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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540_19_i2.jpg?type=w530_fst&wm=N 출처 - 네이버지식백과

다음은 아프리카 사파리 국립공원들의 대명사 격인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동물들을 찾아서 다니는 투어 ‘게임 드라이브’로 여행을 시작했다.

몽구스를 시작으로 가젤과 하마, 표범, 낮잠 자는 사자의 무리, 혼자 쉬고 있는 숫사자(하루 22시간을 주무신다고 하는데, 만약 숫사자가 이렇게 많이 자지 않으면 저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이 먹을 거고 그러면 아프리카의 초식 동물들의 개체 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거라고,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봤다. 그래서인지 저렇게 쉬는 숫사자를 보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코끼리를 만나는 것으로 세렝게티에서 꼭 봐야 하는 빅5 중 코뿔소를 제외하고 모두 보게 되었다. 케냐에서 코뿔소를 봤던 게 행운이었던 듯.

세렝게티는 3박 4일 일정으로 사파리 투어가 가능할 만큼 큰 곳이다. 크기가 큰 만큼 이동하는 동안 표정이 바뀌듯 풍경이 달라져 원하는 동물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초원의 야생동물이라는 말이 이런 의미였구나, 깨달을 수 있는 세렝게티의 투어.

그런데 자주 본 기린이나 원숭이, 버팔로, 얼룩말에 대해서는 감흥이 점점 떨어지는데...

다음 국립공원 투어는 어쩌지?

사파리 일정만 줄창 잡은 나 새끼의 멱살을 잡고 싶은...

(이 부분은 네이버 블로그 <My archive,>의 게시글을 참고하였습니다.

Acacia_tree_on_a_sunrise_safari_at_the_Serengeti_National_Park%2C_Tanzania.jpg 출처 - 위키백과


짐바브웨의 보츠나와 초베국립공원

코끼리를 좀더 가까이에서 봤는데 그 비현실적인 크기에 놀랐다. 예전에 봤던 인도 영화에서 사형수를 코끼리가 발로 밟아 죽이도록 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 때는 온순해 보이는 코끼리의 얼굴 때문에 뭔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눈앞에 나타난 그 크기가 ‘집채만 하다’는 과장이 아닌 것 같아 그 영화의 장면이 떠올랐다. 현실적이야! 생각을 바꾸면서.

볼만큼 봐서 감흥이 없다, 싶었는데 보츠나와에서 보트를 타고 하는 사파리 관광은 감각적으로 달랐다. 비포장 도로에서 올라오는 덜컹의 감각이 아니라 물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출렁이 몸에 주는 감각적 느낌이 좋았다. 게임 드라이브에 비해 여유롭고 자연의 바람을 느끼며 물가에서 느긋한 동물들을 바라보는 느낌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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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며칠을 두고 여러 번 비슷한 대상에게 늘 가슴이 뛸 만큼 나의 감동은 섬세하지 못했다.

하여 사파리 국립공원은 이제 그만, 모로코로 날아가기로 한다.







사고 여행을 위해 여러 글들을 읽다가

예전에 광릉수목원에서 봤던 백두산 호랑이가 떠올랐다.

열악한 환경에서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한다는 이상행동을 보이는,

몸도 많이 마르고 어딘가 아파보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관람객들과 호랑이 철창 사이의 거리는 여느 동물원에 비해 가까웠고

관람객들이 많아질수록 그 철창 앞을 반복적으로 왔다갔다 하는 호랑이의 발걸음도 빨라졌었는데

어느 순간, 호랑이와 눈이 마주쳤었다.

갇혀 있고 이미 마음에 병이 들어 보이는 호랑이였음에도 그 형형한 눈빛에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며 섬뜩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자연에 적응하여 자신들이 진화한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동물들의 눈빛은 과연 어떨까?

늘어지게 자고 있는 사자들과 눈이 마주쳐도 그렇게 형형한 눈빛일까.

정말 많은 동물들을 죽인다는, 사실은 포악한 성정을 가졌다는 하마와 눈 맞춤은 가능할까.....

그들 앞에서 선 나는 얼마나 흥분하고 신나할까?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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